건설사 모럴해저드 부른 양도세 감면

2009. 12. 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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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과열 편승, 분양가 인상 기회로 삼아지방은 미분양 되레 늘어… "정책 이용" 비판도

"양도소득세 감면 덕 좀 봤습니다. 분양가가 높아도 팔리잖습니까."(A건설사 관계자)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건설사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만 부추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12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및 신축주택 계약자에게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하거나 감면한다는 내용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분양시장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분양시장의 과열을 불러일으키며 분양가격만 끌어올렸고, 정작 의도한 지방 미분양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배려 악용하는 건설업체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된 52개 단지의 분양가를 살펴본 결과 1월에 3.3㎡당 평균 1213만원이던 것이 11월 말 현재 2624만원까지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월 '광장 힐스테이트'의 분양 성공이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 및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에게 '좀 더 높여도 되겠다'는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광장 힐스테이트는 3.3㎡당 평균 2500만원에 육박했지만 11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후 서울 새아파트는 중소형은 3.3㎡당 평균 2500만원, 대형은 30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와중에도 분양시장은 열기를 더했다.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각종 혜택에 몸이 달았던 탓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기준 중 하나인 '청약경쟁률 5대 1 초과' 지역만 서울 광진, 동작구 등 16곳에 달한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건설사들은 막판까지 분양을 쏟아내는 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분양단지들은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았던 2∼3년 전에 매입한 택지"라며 "비싸게 샀으니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살려달라' 구태 반복할 듯=

숨통을 틔워 주려 했던 지방은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은 거의 지방에 포진하고 있다. 10월 말 현재 4만5829가구로, 전달보다 되레 825가구 늘었다. 지난 5월 5만1956가구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섰던 점도 실태를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지방에선 사업지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통계상 미분양이 해소된 것으로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혜택이 소멸되면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폐해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물량을 '밀어낸' 탓에 당분간 공급이 끊기고 미분양도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근거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양도세 감면 연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면밀한 사업성 검토 없이 쏟아냈다가 발목을 잡히는 구태가 반복되는 양상"이라며 "판단 실패에 대한 반성은 물론 개선의지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Segye.com 인기뉴스] ◆ 예산안 입씨름… 그들은 그때그때 달랐다◆ 정몽준 "4대강 사업 회의가 든다"◆ 日 25일 교과서 해설서 발표…독도문제 표기 '촉각'◆ 돌아온 '저승사자'… 태극전사 '허걱'◆ 박찬호, 찰떡호흡 전담포수와 소송 휘말린 이유는?◆ 채팅서 만난 여고생 23일간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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