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투어] 日 퍼시픽블루골프장,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역작

이지연 2009. 12. 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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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7야드짜리 파 3홀인 17번홀은 설계가인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이니셜인 'S'를 형상화한 시그내처 홀이다. 워터해저드가 그린을 'S'자로 휘감아 도는 독특한 레이아웃으로 골퍼들의 시선을 붙든다.

1957년 스페인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늦은 밤 동네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녹슨 5번 아이언 하나로 밝은 달을 조명 삼아 골프를 익힌 소년은 열일곱 살이 되던 1974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열아홉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함께 준우승을 거두며 골프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3년 후.스물둘의 청년으로 자란 그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그의 이름은 세베 바예스테로스.유러피언 투어 50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9승(메이저 5승 포함)을 거둔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스페인의 골프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마스크, 보기나 더블보기를 해도 언제나 흰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잃지 않았던 세베는 페어웨이를 벗어나 숲으로 들어간 샷도 마음만 먹으면 요술처럼 그린에 올리는 샷 솜씨로 '트러블 샷의 달인'으로 불렸다.

197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주차장으로 날아간 샷을 찾아 다시 페어웨이로 보냈던 그의 창의적인 트러블 샷 솜씨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1980년대 후반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일본의 남서쪽 규슈의 오이타 공항에 내렸다.차로 20분여를 달려 다달은 구니사키 반도를 둘러본 세베는 다시 흰 이를 드러내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빗발치는 코스 설계 제의에도 입지가 신통치 않으면 설계를 하지 않았던 세베는 그 길로 골프장 설계에 착수했고 1991년 퍼시픽블루골프 & 리조트를 세상에 선보였다.

골프 역사상 창의성이 가장 뛰어났던 선수로 칭송받았던 세베는 코스에도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입혔다.

파 72, 전장 7085야드로 전장이 긴 데다 페어웨이가 넓은 퍼시픽블루는 골프의 명제인 드라이버 샷을 멀리 날려볼 수 있는 장타의 희열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주는 코스다.

골프의 또 다른 명제가 '똑바로'에 있다고 하지만 이 코스에서는 방향이 조금 틀어져도 괜찮다. 페어웨이 오른쪽은 대부분 아웃 오브 바운즈(OB) 말뚝이 없어 슬라이스가 나도 인접 홀 페어웨이가 볼을 살려 주기 때문에 세베와 같은 창의적인 트러블 샷을 구사하는 경험이 골퍼를 기다린다.

세베의 창의성은 코스 배치에서도 드러난다. 흔히 설계가들의 금기사항인 파 4홀이 3개 홀 이상 진행되지 않을 뿐더러 파 3, 파 4, 파 5의 홀이 리드미컬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

어느 하나 시그내처 홀이 아닌 홀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홀은 설계가인 세베의 이니셜인 'S'를 형상화한 17번홀이다. 157야드짜리 파 3홀인 17번홀은 워터해저드가 그린을 'S'자로 휘감아 도는 독특한 레이아웃으로 시선을 붙든다.

퍼시픽블루의 또 다른 장점은 18홀 어느 곳에서나 조망되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배경으로 샷을 날리는 짜릿함이다. 골프장이 드러누워 있는 오이타의 구니사키 반도는 규수 북동쪽 규슈 동해안과 시코쿠 사이를 흐르는 '일본의 지중해' 세토내해가 흘러 12월에도 반팔 차림으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연중 온화한 날씨를 자랑한다.

▲ 코스를 따라 늘어선 로지 전경.

■온천과 식도락,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퍼시픽블루에서의 즐거움은 골프뿐만이 아니다.세토내해를 배경으로 바다낚시, 크루즈 등 해양스포츠는 물론 여유로운 휴양을 즐길 수 있기 때문.

조성 당시부터 초호화판 리조트를 표방했던 퍼시픽블루는 클럽하우스에 300만달러, 로지에 200만달러 등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어 리조트 내에 50여동의 최고급 로지와 함께 수영장, 테니스 코트 등 휴양 공간을 마련해 뒀다.

회원을 위한 헬리콥터와 요트가 있고 어디로 눈을 돌려도 이탈리아산 대리석과 오스트리아 목재, 이란산 카펫이 눈에 들어올 만큼 초호화판이다.

개장 당시부터 일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초호화 콘셉트로 명성을 올렸던 퍼시픽블루는 최근 한국인 자본에 의해 인수돼 또 다른 전기를 맞게 됐다.

일본의 버블 경제에 무너진 퍼시픽블루를 인수한 한국인 장정권 사장이 지난 여름 골프 코스, 클럽하우스, 로지를 깨끗하게 재정비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것.

새롭게 단장한 퍼시픽블루에 또 다른 여행의 재미가 추가됐다. 식도락과 온천이 그것.라운드 후에는 사전 예약만으로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수온이 일정해 각종 어류의 서식지로 이름난 구니사키 연안에서 갓 잡아 올린 오이타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오이타를 대표하는 해산물로는 복어회, 복어탕, 갈치회, 갈치조림 등이 있으며 하루에 한 가지씩만 맛봐도 1주일이 모자랄 정도다.

라운드로 피로가 쌓인 골퍼를 위해선 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3대 온천지로 유명한 벳푸까지 불과 1시간 거리. 20분 거리에는 아카네온천이 자리하고 있어 편의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골프장 내에는 한국인 스태프 5명이 상주해 있어 여행의 편의는 배가된다.

■골프장 가는 길인천에서 오이타공항까지 대한항공이 주 3회 직항편을 운행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오이타공항에서 골프장까지는 차로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셀프 플레이, 2인 플레이도 가능하며 2박 3일부터 7박 8일까지 다양한 일정의 패키지가 마련돼 있다. 문의: ES투어 (02)775-8383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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