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GIPS 도입 '바람'

2009. 12. 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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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깁스(GIPS)' 바람이 다시 불면서 자산운용사간 운용실력의 실질적인 비교 가시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GIPS(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s)는 미국 국제재무분석사(CFA)협회가 제정한 운용성과 공시표준이다. 운용전략이 동일한 펀드들을 하나의 자산집단(컴포지트)으로 묶어 운용사의 평균적인 운용성과를 최소 5년 이상 측정하는 합리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GIPS 도입은 의무사항은 아니나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의무화 되는 분위기다.

국내 60여개 운용사 중 GIPS를 도입한 운용사는 현재 총 17개사다. 연초 2개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 달에는 산은자산운용과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이 GIPS 도입을 완료했고 이달 초에는 한화투자신탁운용도 GIPS 도입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인증예정인 자산운용사는 15개사로 GIPS 적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운용사들의 GIPS 도입이 늘어나는 직접적인 원인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기금들이 자금을 위탁할 기금 운용자를 선정할 때 GIPS를 바탕으로 운용성과를 제시하도록 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자금을 위탁받고자 하는 운용사들은 GIPS 도입에 따른 적지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GIPS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GIPS를 도입하는 자산운용사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개인 펀드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할 전망이다. 펀드의 유형별 성과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운용전략에 따른 성과도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재규 신한은행 신탁부 과장은 "GIPS의 도입은 자산운용회사의 과거 실적 뿐만 아니라 투자철학과 강점이 있는 투자스타일 등을 판단함에 있어 공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자산운용사 선택과정을 더욱 합리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GIPS 도입과 동시에 해결해야 될 과제도 많다. 우선 운용실적 데이터의 보관 및 통제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지만 운용사들의 잦은 전략변경 특성상 일관된 데이터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GIPS 분석전문가인 국제투자성과전문가(CIPM) 인력도 아직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인력 육성이 시급한 상태다. 이밖에 국내 실정에 맞도록 GIPS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GIPS 도입과 함께 갖춰야 할 자산운용사의 윤리적인 책임의식이라는 지적이다. GIPS만 준수하면 신의성실의 의무나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등 기본적인 수탁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면책된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규 과장은 "GIPS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성과 보고 방법에 있어서의 윤리기준으로서 그러한 결정에 대해 문서화 및 일관성을 요구할 뿐"이라며 "GIPS가 또 다른 법규나 규정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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