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본 2020년 11월 용산의 '용틀임'

2009. 11. 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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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일대가 옷을 완전히 갈아입는다.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갖춘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서고 쇼핑몰ㆍ호텔ㆍ백화점ㆍ멀티플렉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대거 선을 보인다. 한강변에서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길목 곳곳엔 크고 작은 녹지공원이 조성된다. 그동안 용산이 주거용ㆍ상업용 건물이 빽빽이 어깨를 맞댄 밀집지역이었다면 앞으로는 쾌적한 환경에 주거ㆍ업무ㆍ상업ㆍ편의시설이 조화를 이룬 기획지구로 변신하게 된다. 지역 어디에서도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이 진행돼 고층 타워는 용산역 인근에 배치되고 저층과 각종 개방형 공간이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다.

020년 11월 어느 날 무역업을 하는 A씨는 용산역 인근에 우뚝 솟아 있는 랜드마크 건물 62층에 위치한 자기 사무실에서 외국 바이어를 맞았다. 사무실에 들어선 바이어는 통유리 창 너머 한강 전경을 내려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다. 2시간여 비즈니스 상담을 한 A씨가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7시를 훌쩍 넘겼다. '아뿔싸~, 오늘 딸아이와 음악회에 가기로 했는데….' 서둘러 사무실을 나온 A씨는 트램(노면전차)에 몸을 실었다. A씨 집은 한남동이라 사무실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A씨 집은 공동주택 3층이지만 마당이 있다. 아랫집 지붕을 마당 형태로 조성한 것이다. A씨 자택 주변에는 이처럼 창조성이 엿보이는 저층 주택이 각자 모습을 뽐내고 있다. 현관에 들어서니 딸이 기다리다 지쳤는지 뾰로통한 모습이다. 딸을 어르고 달래 데리고 나와 음악회가 열리는 용산민족공원으로 향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미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던 이곳이 녹지와 문화공간이 가득한 거대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 새로운 용산의 심장 국제업무지구 한남동은 '한국의 베버리힐스' 로

= 용산 서부지구에 위치하게 될 용산국제업무지구(YIBD)는 새로운 용산의 심장이다. 개발 청사진은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채택됐다.

용산을 국제업무기능을 갖춘 서울 부도심으로 격상시킴과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수변지구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철도청 용지와 서부이촌동 일부 지역 56만여 ㎡에 조성된다.

중심에는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할 높이 665m인 106층 드림타워(가칭)가 자리를 잡는다. 오피스와 호텔 등으로 구성될 이 빌딩은 201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변에는 업무시설 12개동, 주거시설 8개동, 6성급 호텔 2곳, 쇼핑몰, 백화점, 컨벤션 센터가 조성된다.

특히 랜드마크 주변 250m 이하, 그 외 지역 100~150m로 높이 제한을 두고 강변에는 중ㆍ저층 배치를 유도해 지역 어디에서도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열린 한강'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강변 지역에는 국제여객터미널, 유람선 나루터, 한강시민공원 등과 연계한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 관광지로서 가치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친환경 요소도 곳곳에 스며든다. 우선 한강~랜드마크 타워~용산역~국제빌딩~민족공원을 녹지축으로 연결해 걸어서 한강까지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기존 철로는 녹지공원으로 재탄생한다.

건축물 역시 친환경 형태로 지어진다. 랜드마크 타워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에너지 절감형 빌딩으로 건설된다. 내부에는 '빌딩가압시스템'을 설치해 공기를 강제순환시켜 쾌적성을 높히고 공간별로 공기를 조절해 질 높은 공기 확보와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조명 역시 에너지절감형 기술이 적용된다. 단지 내외부에 100% LED 조명을 설치해 설비 수명을 높이고 광효율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거주자 행동 반경에 근거한 자동 조명설비도 설치된다.

교통시스템 역시 기존에 찾아보기 어려운 환경친화적인 구조로 구축된다. 먼저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90%까지 높여 지역 내 대기오염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 정류장 인근에 무인 공영 자전거 대여대를 설치해 자전거 이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정류장과 주요 사업지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 트램과 수상택시, 하이브리드 버스 등 신교통수단을 대거 도입해 대중교통 활용도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용산 서쪽이 업무ㆍ상업 중심지구라면 동쪽인 한남동 일대는 고급 주거지역으로 자리를 잡는다. 한남동은 한강과 남산, 용산공원에 인접한 남사면 구릉지라는 천혜적 입지에 힘입어 예로부터 최적 주거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남뉴타운 개발은 서울시가 최근 확정ㆍ고시한 '한남재정비촉진계획'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7년까지 한남동, 보광동, 이태원동, 서빙고동 일대 111만205㎡에 주택 75만4109㎡과 도로, 공원ㆍ녹지, 학교 등 공공 지역 35만6096㎡가 만들어진다.

특히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조성을 위해 건축물 높이를 다양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4층 이하 89개동 △5~7층 111개동 △8~12층 33개동 △13~29층 43개동 △30층 이상 초고층 4개동 등 총 286개동에 공동주택 1만2710가구와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주택별 디자인도 다양하게 적용돼 탑상형(탑처럼 바닥이 좁고 위로 솟은 모양), 연도형(길을 따라 건물이 양옆에 배치되는 모양), 테라스형(아랫집 지붕이 윗집 마당이 되는 모양) 등이 골고루 선보인다.

반포대로 북단 반포로변에는 이 지역 랜드마크 기능을 수행할 5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자리를 잡는다.

녹지공간도 충분히 조성된다. 4만3355㎡ 규모 글로벌 파빌리온파크 등 대형공원 2곳과 소형공원 2곳 등이 각각 들어서고 서로를 연결하는 축 역시 녹지공간으로 만들어진다. 교육 환경도 개선돼 초등학교 1곳이 신설되고 기존 학교들은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교통환경 역시 대폭 개선된다. 반포로와 한남로를 동서로, 이태원로와 두무개길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각각 1㎞ 간선도로와 이를 그물망 식으로 연결하는 도로 등이 구축돼 교통 여건도 훨씬 좋아진다.

◆ 미군기지 터엔 용산민족공원 둥지…그린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삼아

= 새로운 용산의 중앙에는 초대형 쉼터인 용산민족공원이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반환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 245만여 ㎡ 용지에 조성되는 이 공원은 2012년까지 종합실시계획이 수립돼 조성에 들어가고 2015년까지 공사를 일부 완료해 부분 개방에 들어가게 된다. 서쪽으로는 국제업무지구가, 동쪽으로는 한남동 고급주거지 한남뉴타운이 각각 자리를 잡는다.

이 공원은 서울 강북지역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정확한 개발 청사진은 지난달부터 수립에 들어간 개발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돼야 알 수 있겠지만 녹지에 각종 문화예술공간이 어우러진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또 인근 남산공원, 효창공원, 용산가족공원, 동빙고공원, 한강시민공원 등과 연계해 용산구 전체의 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구심지로서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민족공원의 또 다른 장점은 접근성이 탁월하다는 점. 지하철 1호선(남영역~서빙고역), 4호선(숙대입구역~이촌역), 6호선(삼각지역~녹사평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갈 수 있고 한강ㆍ동작ㆍ반포대교와 연결돼 강남에서 접근하기도 쉽다.

용산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어느 지역으로든 접근성이 탁월한 점, 남산과 한강을 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인 점 등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한강조망권을 고려해 북향으로 아파트를 지은 압구정동과 달리 한남뉴타운의 경우 남향으로 지어도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가치를 더하고 있다.

서울시의 개발의지도 높다. 장차 강남을 위협할 확실한 '대항마'로 평가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구역별로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 곳이 많고 지분 가격 자체도 상당히 높아 개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현재 한남뉴타운 일대의 3.3㎡당 지분가격은 평균 4000만~5000만원 선이다. 올해 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분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여름을 지나면서 다시 가격이 크게 올라 예전 가격의 상당 부분까지 회복됐다.

또 저층 주거단지로 개발을 계획 중인 서울시가 고층 아파트를 원하는 주민들과 건설사들을 어떻게 설득시킬지도 관건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한남뉴타운의 경우 지분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된 데다 거주민들, 건설사들이 당연히 고층 아파트 건립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할 만한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면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특별취재팀=심윤희 기자/ 배한철 차장 / 이은아 기자 / 김선걸 기자 / 김인수 기자 / 장용승 기자 / 이지용 기자 / 이명진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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