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태평양전쟁 희생자 위령탑 서
유족회 "구천 떠도는 영령들 안식처"(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태평양의 거친 파도가 밀려와 닿는 제주도 남녘의 양지바른 곳에 60∼70여 년 전 일제에 징병 되거나 강제동원 됐다가 목숨을 잃은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제주도지부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인근의 사찰인 약천사 입구에 '태평양전쟁 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하고 이달 26일 유족 등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막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의 지원비 5억원으로 지난 7월부터 건립에 들어간 위령탑은 661㎡ 부지에 높이 14.5m 규모로, 조각가인 임춘배 제주대 교수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제작했다.
위령탑은 기단부에 태평양을 상징하는 물이 고이고, 한쪽으로는 바닥을 향해서 물이 흐르도록 해 희생자들의 한이 서린 눈물을 형상화했다.
또 위령탑 기둥에는 육대주를 상징하는 사람 모양의 조각상 6개가 하늘을 향해 양손을 뻗어 세계평화를 염원하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탑의 맨 꼭대기에서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위령탑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번역된 건립 취지가 새겨져 있다.현재까지 확인된 제주지역의 태평양전쟁 희생자는 군인과 군무원 1천804명이며, 강제동원되고서 살아 돌아 온 생존자는 37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흥철 유족회 사무국장은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유명을 달리해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이 이제야 비로소 쉴 곳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족회는 매해 광복절에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서 치르던 위령제를 내년부터 진주만 공습이 일어났던 12월 8일(한국시간)에 맞춰 위령탑에서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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