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아파트 '한파'-소액 주택 '과열'.. DTI 규제 확대 이후 서울지역 두 얼굴

2009. 11. 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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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이 분화되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소액 연립·다세대주택 경매시장은 뜨겁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액 아파트 경매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소액 주택은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총부채상환비율(DTI)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올 들어 최저=17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29.7%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42.7%)보다 13% 포인트 떨어졌다. 경매 물건 10건 중 낙찰 건수가 3건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두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는 전체 진행 건수의 28%. 지난 9월(16%)과 지난달(17%)보다 1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을 경우에는 첫 경매에서 곧바로 낙찰되거나 또는 한 차례 유찰됐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낙찰 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경락잔금대출'이 대부분 제2금융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자금 동원이 여의치 않은 응찰자들로서는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몇 차례 유찰로 가격이 하락한 뒤에 매입에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 주택 경매시장 활기=1억원 안팎의 소액 주택 경매시장 분위기는 딴판이다. 지난 1∼15일까지 서울 지역의 감정가 1억원 이하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114.3%. 지난달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10.3%, 11.2% 포인트 상승했다. 6억원 이상의 고가 빌라의 낙찰가율이 지난달보다 23.2% 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된다.

특히 DTI 규제가 확대 시행된 지난달 중순 이후 1억원 미만의 소액 주택 경매 열기는 경기·인천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달 15일 낙찰된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 다세대주택(50.1㎡)은 43명이 응찰에 참여한 가운데 감정가(7200만원)보다 67% 높은 1억2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반지하 1층 빌라(40.0㎡)도 감정가(5400만원)보다 44% 높은 7800만원에 낙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자금 조달이 쉽고 리스크가 적은 소액 주택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편 국토해양부가 이날 발표한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다. 강남·서초·송파구의 지난달 주택 거래 신고 건수는 893건으로 9월(1977건) 대비 55%나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DTI 확대 시행으로 종전에 보유하고 있던 집이 팔리지 않아 투자 여력이 감소한 데다 그동안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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