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거래 절반으로 '뚝'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영향으로 10월 강남 3구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신고 건수는 총 5만5322건으로 9월 5만4926건에 비해 396건 늘었으나 강남 3구는 9월 1977건에서 10월 893건으로 55%나 줄었다.
서울 전체 거래량은 9월 8309건에서 10월에는 6929건으로 1380건(16.6%) 줄었다. 수도권 5개 신도시도 2514건에서 1951건으로, 6대 광역시 역시 1만8126건에서 1만7517건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거래 부진이 가장 심했던 강남 3구는 실거래가 역시 소폭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1차 전용면적 41㎡ 3층은 9월 5억8000만원에서 10월 5억3000만원으로 한 달 새 5000만원 하락했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7㎡ 9층도 10억3500만원에서 10억1900만원으로 전달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강남 3구는 이전에도 DTI가 적용됐지만 강북이나 수도권 거주자 중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집을 팔기 힘들어지면서 수요가 확연히 줄었다"면서 "7~8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것도 매수심리를 위축시킨 주요 요인이 됐다"고 해석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이사철이 아닌 비수기에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호황기를 빼고는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심각하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상반기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급매물 나오지만 거래 뚝
= 통상적으로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10월 거래건수에는 8~10월 매매된 물량이 포함돼 있다. 11월 들어서면서 강남권 매매시장은 더욱 냉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11월은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DTI규제 효과가 겹치면서 거래가 더 주춤해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에서는 고점을 형성했던 8월 말~9월 초에 비해 7000만~8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사그라진 상태다.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직전 거래된 가격보다 저렴한 매물이 나와도 '더 떨어지지 않겠냐'며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11월 들어서는 거의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A공인 사장도 "지금은 매물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층과 향을 골라서 살 수 있다"며 "DTI 규제야 원래 있었지만 심리적으로 매수세가 위축돼 거래가 끊긴 것"이라고 말했다.
◆ 강남 거래 소강 지속될 듯
= 강남 3구뿐 아니라 부동산시장 거래 소강상태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희선 전무는 "내년 1~2월 이사철이 되면 거래량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가 하강할 경우 매수의사를 보류하는 사람들이 늘면 거래 소강 상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안 되자 집주인들이 급한 마음에 가격을 내려 시세가 낮아졌다"며 특히 "고가주택이나 단기적으로 가격이 빨리 회복됐던 지역에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거래량이 줄어 이사철이 시작되는 내년 1월까지는 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국면은 확실하지만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오지 않자 실망해 내놓는 매물 때문에 가격이 일부 조정받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지방선거 등에서 확실한 공약이 나오면 다시 기대감으로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도 "강남 3구 지역의 주택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기보다는 떨어진 폭을 회복하면서 가격이 약간 조정을 받는 수준"이라며 "시장에 풀린 돈을 어떻게 흡수할 것이냐는 정책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심윤희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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