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 벗은 '텔레시네마' 韓-日 양국 성공가능성은?

2009. 11. 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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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박세연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일본식 감성과 한국식 연출, 그리고 한류스타가 하나의 작품에서 만난 '텔레시네마'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다.

11월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영화 '내눈에 콩깍지'(감독 이장수/각본 오오이시 시즈카/제작 삼화네트웍스)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한-일 협력 프로젝트 '텔레시네마'의 첫 번째 작품으로 간택(!)된 '내눈에 콩깍지'는 TV 방영에 앞서 스크린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2006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 방송 작가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것을 시작으로 구체화돼 이번에 처음으로 그 결실을 맺게된 '텔레시네마'는 한-일 문화 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아시아 문화 창작 협력의 새로운 전범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이중 '내눈에 콩깍지'는 '별을 쏘다', '천국의 계단' 등을 히트시킨 이장수 감독과 '공명의 갈림길', '퍼스트 러브', '4개의 거짓말'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인기 작가 오오이시 시즈카, 그리고 한류스타 강지환과 이지아가 조우한 작품. 각각 완벽남과 진상녀로 변신한 강지환과 이지아가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베일을 벗은 '내눈에 콩깍지'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유쾌하고 가벼운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했으나 작품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우선 소재나 발상은 참신하나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진부하고 식상하다는 평가가 높다. 또 영화라기보단 TV드라마적 느낌이 강한 '내눈에 콩깍지'는 톡톡 튀는 연출기법이 눈에 띄지만 전반적으로 일드(일본드라마)적 느낌이 뚜렷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라는 느낌보다 일드를 보는 기분이었다. 일드와 마찬가지로 마니아적 성격이 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바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는 이장수 감독은 작품에 대해 극 전반에 대해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기보단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대본 공유 외 공동 작업이 쉽지 않았던 탓에 제작환경이나 정서적 차이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이 감독은 "마지막에 주제상의 반전이 작가의 의도였던 만큼, 그 선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면서도 작품에 대해 못내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일본 작가의 대본은 배우들에게도 역시나 생소했다. 곳곳에 등장하는 '하오'체나 '여신'이라는 호칭 등을 소화해야 했던 강지환은 낯간지러운 대사를 소화하기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강지환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한국에서는 도저히 쓰이는 일이 없는 '여신'이라는 대사가 있어 정말 난감했다"며 "대본을 어떻게 읽었냐는 감독님의 질문에 수줍은 미소만 띠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일 양국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은 배우들에게도 하나의 도전이 됐다고. 강지환은 "일본 작가와 한국의 팀이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고, 옴니버스식으로 한, 일 양국에서 동시에 방영된다는 점이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판타지적인 면에서 실험적이고,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이같은 시나리오를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놓치기 싫었다"고 말했다.

이지아 역시 "한, 일 양국의 문화나 감성이 서로 다르지만 좋은 부분을 잘 조합해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작품 자체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흥행보다 가능성을 염두에 둔, 무엇보다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본 자체의 템포가 느리고 위트를 주는 방식이 한국과 다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문화 콘텐츠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일본식 스토리와 한국식 연출 기법이 만났을 때 과연 일본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 배우의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텔레시네마'는 12일 동시 개봉하는 동방신기 영웅재중, 한효주 주연의 '천국의 우편 배달부', 빅뱅 탑 승리, 허이재 주연의 '19' 외에도 안재욱, 강혜정, 이수경 주연의 '트라이앵글', 김하늘, 지진희 주연의 '파라다이스', 신성우, 예지원, 배수빈 주연의 '결혼식 후에', 차인표 김효진 주연의 '돌멩이의 꿈' 등 총 7편의 작품이 순차적으로 개봉된다. 내년초 한국 SBS와 일본 아사히TV 등 양국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영을 확정짓고 편성을 기다리고 있다.

박세연 psyon@newsen.com / 정유진 noir1979@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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