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 전자세금계산서 연동 보이콧 '의혹'..국세청 'e세로' 시행 무산?

박대로 2009. 10.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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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세무회계프로그램 회사 더존이 전자세금계산서와 관련해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해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의 전망이 일순 어두워졌다.

더존은 지난주 세무사들에게 '다른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사업자의 데이터를 더존 회계프로그램에 연동시키지 않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존 측은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서비스인데 대다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업체가 이러한 전문성이 가지고 있지 않다"며 "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서비스는 장부기장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됐기 때문에 더존 회계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연동할 때 기장 오류 및 부가가치세 신고오류 가능성이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존 독자노선, 무엇이 문제?더존은 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세무사들이 더존이 판매하는 회계프로그램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더존이 타사 발행 전자세금계산서 데이터를 자사 회계프로그램과 연동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경우 '더존 전자세금계산서'가 아닌 다른 업체가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의 데이터는 더존 회계프로그램에 그대로 입력할 수 없게 된다. 전자세금계산서 데이터를 더존 회계프로그램에 입력하려면 '더존 전자세금계산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존의 독자노선 선언은 더존이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와 세무회계프로그램 관련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존의 이번 선언은 결국 "우리 회사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더존이 국세청 전자세금계산서 홈페이지 'e세로(www.esero.go.kr)'를 통해 발행된 전자세금계산서의 데이터(엑셀파일 형식)도 자사 회계프로그램에 연동시키지 않으려한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만일 이 소문이 사실일 경우 전자세금계산서제도 성공 여부마저 불투명해질 판이다.

현재 '전자세금계산서협의회' 소속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업체들은 전자세금계산서 상 데이터를 어느 회계프로그램에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더존은 협의회에서 탈퇴해 독자노선을 걸을 것임을 예고한바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더존의 영업 전략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존이 이번 발표를 통해 고객을 많이 끌어 모은 다음, 여론이 악화될 경우 전격적으로 '데이터 연동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세금계산서에 담기는 데이터는 거래를 한 사업자들의 것이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업체의 것이 아니다"며 "더존도 대국적 견지에서 데이터 연동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존 측 입장도 이해된다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더존 측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존이 국가행정기관이 아닌 일반사업자인 이상 무작정 더존에게 사회적 책임만 지우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더존 스스로 발행하지 않은 전자세금계산서의 데이터 때문에 더존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누구한테 있는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반기업이 전체의 이익을 위해 리스크를 모두 떠안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국세청이 정식 절차를 밟아 더존 측에 데이터 연동을 요구한 것도 아닌데 타 업체들이 더존에게 각종 변수로 인한 리스크를 떠안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시행을 1달 앞두고 터진 이번 '보이콧'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국세청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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