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단풍물이 뚝뚝 주왕산국립공원

2009. 10.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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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만큼 흐르는 시간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는 듯하다. 한창 푸르름을 뽐내던 것이 엊그제인 듯한데 어느덧 집 앞 햇살 좋은 곳에 자리한 나무들은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었다.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 색깔도 마냥 푸르지만은 않다. 이제 곧 가을의 절정이 다가올 것임을 알려주는 지표, 단풍이 시장된 것. 도시 빌딩 숲에서 변하지 않는 풍경을 보고 사는 사람들에겐 출퇴근 시간에 만나는 자연의 작은 변화도 새롭기만 하다. 어느 날 눈을 들어 자연을 보니 계절이 바뀌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때다. 이럴 땐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 명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산 자체도 아름답지만 오가는 길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는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으로 말이다.

붉디붉은 단풍을 산 아래에서도 만날 수 있는 곳

단풍을 찾아가는 길은 다소 답답하고 지루하다. 짧은 시간,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자연을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찾아들기 때문. 덕분에 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도 제법 길다. 그런 까닭에 단풍 명산을 찾는 사람들은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다. 조금이라도 답답함을 피해보려는 마음에서다. 이런 지루함을 덜어주는 것은 오가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중앙고속도로를 내려와 안동을 지나 주왕산국립공원이 있는 청송군으로 가는 길에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청송군으로 접어들면 그 아름다움이 더해진다. 산 좋고 물 좋은 청송군 어디에서나 길을 달리다 보면 붉게 물든 산과 내를 만나게 되는 것. 주왕산으로 가기 전에 잠시 차를 멈추고 쉬어가고픈 마음이 생길 정도다.

가을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주왕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1976년 지정되었다. 해발 721m로 그리 높지는 않다. 그래서 정상을 물들인 단풍이 산 아래까지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 지금 정상이 붉게 물들었으니 10월 말이나 11월 초엔 산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절정을 맞이할 수 있을 것.

주왕산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산을 흘러내리는 주방계곡 가장자리다.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향하는 동안 길과 함께 흐르는 냇물도 계곡물이 이어진 것이다. 맑고 깨끗한 냇가엔 온통 붉은 단풍천지다. 물 가장자리에서 자란 덕에 잎이 오그라들지 않고, 가리는 것 없는 평지에서 햇살을 가득 받은 덕에 선명한 붉은색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 산속에서 만나는 단풍보다도 더 단풍다운 색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왕산 등산로 시작점인 대전사에서도 단풍을 만날 수 있다. 절집 마당 단풍나무들이다. 신라 말 진성여왕 때 창건되었다 전해지는 대전사는 사찰 이름에 주왕산 전설을 담고 있다. 주왕산이란 이름을 갖게 한 주왕의 아들이 대전대군이라는 것. 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사찰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전각 단청의 화려함에도 어딘지 모르게 이곳 단풍이 외로워 보이는 까닭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전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단풍 등산로가 시작된다. 길을 따라 기암, 1ㆍ2ㆍ3폭포, 학소대, 내원동까지 돌아볼 것.

△상품정보=느낌여행사(www.filltour.com)는 남한의 금강산이자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주왕산 주방계곡과 내원동 단풍트레킹, 맛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오전 7시 서울시청역 덕수궁 정문 앞에서 출발해 11시 30분께 주왕산국립공원에 도착. 달기약수 백숙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약 4시간 동안 대전사~기암~학소대~급수대~1ㆍ2ㆍ3폭포~내원동을 돌아보는 주방계곡 원점트레킹을 즐기는 일정이다. 도토리묵, 동동주 시음 등 청송 향토맛도 곁들여진다. 10월 31일과 11월 1일에 출발하며, 왕복교통비 중식 입장료 간식 여행자보험이 포함된 여행요금은 어른 5만원, 어린이 4만7000원이다. (02)777-9881

◆ 약수로 만든 백숙 맛보세요

=주왕산 자락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물이 있다. 톡 쏘는 알싸한 물맛으로 잘 알려진 달기약수다. 탄산을 함유한 물이 솟아오르며 내는 소리가 닭울음소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달기약수라고 한다. 예전엔 이 물을 먹기 위해 인근 사람들이 찾아들어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지금도 약수터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달기약수를 맛보는 또 다른 방법은 약수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다. 약수터 인근에 즐비하게 자리한 식당들은 모두 약수를 사용해 음식을 만든다. 특히 백숙집이 많다. 토종닭 백숙은 오랜 시간 끓여야만 먹기 좋을 만큼 부드럽게 익는다. 그래서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가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약수를 붓고 30여 분만 익히면 부드럽고 쫄깃하며 지방과 잡내가 사라진 담백하고 구수한 백숙을 먹을 수 있는 것. 푸르스름한 녹두색을 띠는 국물 맛도 일품이다.

◆ 주왕산국립공원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로 나와 길안면을 지나면 청송군이 시작된다. 그곳에서부터는 주왕산국립공원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오르기 전에 주왕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도 들러보자. 주왕산 생태를 상세히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면 좋은 공간이다.

[글 = 한은희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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