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경기회복 확인해야'

정원석 2009. 10. 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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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보)8월 광공업생산 감소..내수부진이 부담요인

- "플러스 성장기조 지속..소비자물가는 안정 예상"

- 부동산 경계감 강화.."주담대 줄었지만 집값은 상승"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 연속 동결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기준금리 2.0%는 지난 1999년 금리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금리동결은 경기회복 기조를 좀 더 확인해보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1.6%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커지는 등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성장의 불확실성에 좀 더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3% 감소하며 올해 1월 이후 이어진 증가기조를 멈췄다.

특히 설비투자 등 투자 부문에서 회복세가 더딘 것이 부담을 주고 있다. 설비투자가 여전히 -16.6%(8월)의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나고 있고, 토목건설 감소로 건설기성액 감소폭이 확대(7월 -2.3%→8월 -6.8%)됐다. 지난 7월 증가세로 돌아섰던 건설수주액은 -29.5%를 기록하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는 전년동기비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8월 소비재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하며 지난 7월(1.8%)의 증가율을 상회했다. 백화점 매출 역시 7.1% 증가해 7월(3.3%)에 비해 큰 폭으로 상회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에 대해 "수요측면에서 소비재판매액이 승용차 등 내구재의 호조로 전년동월 기준 수순을 웃돌았지만 전월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세제혜택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던 6월 이후로 소비 증가 탄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수요와 비용측면에서의 상승 압력이 미미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한은 집행부의 인식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플러스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한은은 8월 생산감소에 대해 "조선과 자동차 업체의 집단휴가 등으로 전월대비 감소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7월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서비스업 생산도 4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도 "국내경기는 세계경제 상황 호전 등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소비가 전년수준을 상회하는 등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집행부와 상황 인식을 같이했다. 8월 취업자수가 소폭 증가하는 등 고용이 다소 개선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인식을 뒷받침했다.

부동산에 대한 경계감은 한 층 더 높아졌다. 집행부가 금통위에 제출하는 `최근의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중 전국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전월(0.3%)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된 0.8%를 기록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2002년 3월(2.6%) 이후 가장 높은 1.8%를 기록했다.

정부의 수도권지역 전역에 대한 총부채상황비율(DTI) 규제 확대 실시 등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부동산담보대출이 전월보다 8000억원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냈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DTI 규제 확대 적용,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면서도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지속됐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거품 형성을 우려하는 한은의 입장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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