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공원 여행⑤브라이스캐니언→라스베이거스

2009. 10. 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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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캐니언의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섰다. 그러나 날씨가 흐려 일출은 볼 수 없었다. 이후 계곡 안쪽의 깊숙한 곳을 도보로 둘러봤다. 브라이스캐니언을 돌아본 후 데스밸리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라스베이거스에서 1박을 해야 했다. 브라이스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409㎞로 약 4시간 20분이 걸렸다.

그랜드캐니언, 브라이스캐니언, 자이언캐니언은 미국의 3대 협곡으로 모두 유타 주에 위치하고 있다. 그랜드캐니언은 세 협곡 중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돌아보기 어렵다. 또 장관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거나 헬리콥터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공원 안을 자동차로 돌아볼 수 있지만 순환버스 운행 구간이 계절에 따라 달라 조금 불편할 수 있다.

자동차 여행 중 짧은 시간에 협곡을 보고 싶다면 그랜드캐니언보다는 브라이스캐니언이나 자이언캐니언 중 한 곳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곳의 풍경이 비슷하고 규모가 별로 크지 않아 잠시 짬을 내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망 포인트 사이의 거리가 짧아 이동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며, 좁은 협곡 안으로 내려가 볼 수 있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새벽 4시 55분 브라이스캐니언 인근'포스터스(Foster's) 모텔'을 출발했다. 차량의 온도계는 화씨 37℉(2.7℃)를 가리키고 있었다. 해발 2천300m를 넘는 고원지대여서인지 6월초에도 아침 공기는 무척 차가웠다.

공원 입구에 도착했지만 매표소는 문을 열지 않았다. 매표소는 방문객 센터의 운영 시간에 따라 개장하는데 하절기(5~9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4월과 10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이듬해 3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공원은 24시간 열려 있으므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나, 방문객 센터 영업시간 이전이나 이후에 공원에 도착했다면 드나드는 길에 입장료를 내면 된다.

공원 내부 도로를 천천히 달려 해돋이 풍경이 가장 좋다는'선라이즈 포인트(Sunrise Point)'로 향했다. 인근 주차 구역은 차량 한 대 없이 텅텅 비었다. 주차 구역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 선라이즈 포인트에 올라섰다.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 전망대에서는 두터운 옷차림의 관광객 3~4명이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새벽녘 바람은 옷깃 속을 파고들며 한기를 느끼게 했다.

동녘 하늘이 불그스레해지자 브라이스캐니언의 기묘한 모습의 돌기둥들도 붉고 하얀빛을 드러냈다. 그러나 1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태양은 넓고 두텁게 드리운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었다. 브라이스캐니언에서의 해돋이는 결국 포기해야 했다.

아침 식사 후 다시 공원을 찾았다. 어느덧 태양은 구름을 뚫고 사위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아침을 맞은 브라이스캐니언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흰색, 오렌지색, 황색 등 갖가지 빛깔의 돌기둥들이 협곡을 가득 메운 광경이 신비로웠다.

선라이즈 포인트에서 800m 떨어진 선셋 포인트(Sunset Point)까지 산책로를 따라 협곡을 감상하며 거닐었다. 시선에 따라 돌기둥의 모습도 시시각각 달라 보인다. 선셋 포인트에는 벌써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브라이스캐니언에는 당일치기로 즐길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8개 마련돼 있다. 하이킹 코스 중에서는 선셋 포인트에서 이어지는 나바호 루프(Navajo Loop)와 선라이즈 포인트에서 이어지는 퀸즈 가든(Queens Garden)이 가장 인기가 높다.

총 2.2㎞ 거리의 나바호 루프를 선택했다. 선셋 포인트에서 비탈길을 따라 167m를 내려갔다 올라오는 코스이다. 길은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지그재그로 나 있다.

거의 바닥쯤에 이르렀을 무렵 올려다본 돌기둥들은 이제 엄청난 크기의 거인 같다. 떨어질 듯 위태해 보이는 바위들도 간혹 눈에 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누렇고 붉은 돌기둥들이 어우러지며 선명한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었다.

오전 10시 30분께 브라이스캐니언을 빠져나와 라스베이거스로 출발했다. 12번 도로에 이어 89번 도로를 따라 남쪽의 카납 방향으로 약 34㎞ 이동하면 만나는 롱밸리(Long Valley) 교차로에서 시더시티(Cedar City)까지의 14번 도로 구간(66㎞)은 딕시 국유림(Dixie National Forest)으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이다. 소나무, 미루나무, 삼나무 등이 이룬 숲이 도로를 따라 이어져 싱그러운 분위기를 전하는 구간이다.

시더시티에서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서쪽으로 향했다. 진한 초록빛의 풍경은 라스베이거스를 향해 가며 사막처럼 황량한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서 라스베이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TIP : 라스베이거스, 저렴한 호텔만 이용하자!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스베이거스가 아무리 쇼핑, 쇼 등 볼거리가 많다고 선전해도 방문객의 호주머니를 터는 도박 도시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라스베이거스는 방문객을 위해 숙박과 음식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많은 사람이 이 점 때문에 라스베이거스를 선호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그만큼 방문객이 돈을 쓰게 하는 유혹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공항에서부터 호텔 바까지 슬롯머신이 빼곡하다.'도박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도박 심리, 동선 등을 세밀하게 고려해 설치했기 때문에 체류 기간에 최소 몇십 달러 정도는 잃게 된다.

만약 미국 국립공원을 돌아보면서 라스베이거스를 지나게 된다면 저렴한 호텔들을 이용해도 좋다. 그러나 체류 일정이 길어진다면 그만큼 돈을 잃게 될 위험성도 커진다. 패가망신까지는 하지 않아도 여행 경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잭팟을 기대한다면 차라리 한국에서 로또 복권을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저렴한 호텔들에 대해서도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건물의 외관은 무척이나 화려해도 객실 내부는 노후화됐고 서비스도 좋지 않다. 철저하게 잠만 자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중간 목적지로 이용하도록 한다.

라스베이거스는 가족 여행지로 적합하지 않다. 날씨는 무덥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지친다. 쇼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한 가족이 지불해야 하는 300~400달러의 관람료가 부담스럽다. 여행도 하나의 교육인데 비싼 돈 내고 미국까지 가서 자녀들에게 자극적인 네온사인, 슬롯머신의 시끄러운 소리를 접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사진/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ㆍ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 협찬/알라모렌터카, 유나이티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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