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오름세 견인한다"

임지수 기자 2009. 9. 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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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지수기자]["계속 뛰는 집값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돌아서.."]#경기도 평촌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김지성씨(34세·가명)는 한 달 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3000만원 올려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모아놓은 자금에 대출을 조금받으면 큰 부담없이 보증금을 올려줄 수 있었지만, 이왕 대출받을 바에 아예 더 많은 금액을 받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김씨는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집보다 면적이 작은 아파트를 계약했다.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적어도 내년까지 집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전세수요자들이 아예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짙어질 경우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견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실제 일부지역의 경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면서 중소형 아파트값이 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집값 상승에서 소외됐던 서울 강서구, 도봉구, 금천구 등 외곽지역 중소형 아파트들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강서구 방화동 '우림루미아트3차' 7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6월 중순 3억4000만원 선에서 현재 3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도봉구 창동의 '상아2차' 84㎡ 매매 호가는 현재 3억7000만원으로, 두 달 전에 비해 3000만원 상승했다. 쌍문동 '한양1차' 66㎡는 같은 기간 3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금천구 시흥동 '한빛무궁화' 아파트 68㎡ 매매가는 6월 중순 2억원 아래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현재 2억1500만원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한 전세가격 급등세가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지역에 아예 내집을 장만하는 수요들이 나타나면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도봉구의 경우 동북권 르네상스 등의 호재가 있지만,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옮겨간 탓도 적지 않다"며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도 "서울은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데다 집값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예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114가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3/4분기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운데 앞으로 6개월 내 기존주택을 구매하려는 의사가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23.6%로, 전분기에 비해 3.3%포인트 늘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현재 전세입자들의 주택구매의사도 전분기(16.4%)보다 7.7%포인트나 증가한 24.1%를 기록했다.[관련기사]☞ 전셋값 추이만 봐도 돈 버는 길 보인다"전세올라 못살겠네... 차라리 집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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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수기자 ljs@<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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