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주변 집값은 안정..청약시장 혼란 올 듯
정부가 서민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 수도권 요지에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수년간 지속된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심리를 잠재워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집값 안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향후 민간 분양시장에도 고분양가 책정이 줄어들고 분양가 인하 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생애최초 주택청약제도는 주택청약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청약저축자보다 특별공급 형태로 먼저 청약 우선권을 부여하는 데다 이들은 낙첨돼도 추가로 청약이 가능해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주변 집값의 반값 수준에 분양되는 만큼 이를 분양받기 위해 각종 편법이 난무하는 등 청약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급 확대로 서민 주거안정엔 기여일단 보금자리주택이 올해부터 3년 동안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만 연간 약 8만가구씩 공급되면 주변 집값과 전셋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서울지역에서 그동안 집값이 오른 이유는 미래에 공급될 주택이 부족할 것을 우려해 선취매에 나서면서 집값이 상승세를 탔던 것인 만큼 이번에 정부가 서울 수도권에서 공급을 확대를 발표함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직장과 가까운 서울 외곽에서 싼값에 보금자리주택이 대량 공급되기 때문에 대기 수요가 많을 것이고 이로 인해 상당부분 집값 안정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주변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드뱅크 박 부사장은 "값싼 주택이 들어서는 만큼 인접한 주택시장은 집값이 크게 내리는 결과도 초래될 것"이라며 "강남 세곡지구 등과 인접한 지역의 집값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을 청약받기 위해 주택구입을 미루고 전세로 돌아서는 서민층이 늘어나면서 전세시장은 일시적으로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또 그린벨트 해제지역과 인접한 미개발지 토지시장은 크게 술렁일 전망이다. 부동산114 김혜연 본부장은 "인접지역이 주거지역으로 개발되면 당연히 주변 미개발지 땅값이 들썩이고 이는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남 등 핵심주거지역 영향 작을듯그러나 보금자리 주택이 중소형으로만 구성되는 데다 서울 외곽 그린벨트에서 공급되는 만큼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 안정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집값 급등세는 서울 강남권과 버블세븐 등 주택시장의 최고 선호지역에서 시작된 만큼 보금자리주택 수요자와는 계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 수요자들은 경기와 크게 상관없이 움직이는 계층이어서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돼도 수요가 그쪽으로 몰릴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보금자리주택에 따른 영향은 서울·수도권의 서민 전세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애최초주택청약제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 불만이번에 처음 도입되는 서민·근로자 생애최초 주택청약제도는 무주택 청약통장 장기가입자들에게 큰 불만을 살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 분양물량의 20%가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근로자들에게 우선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다자녀·장애인 특별공급 등과 합해 전체 공급물량의 65%가 특별공급으로 분양돼 일반 공급 물량은 35%로 크게 줄어든다. 생애최초 주택청약자들은 특별공급에서 낙첨돼도 일반공급에 다시 청약할 수 있어 일반 공급 물량에 청약하는 사람들의 당첨 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생애최초 주택청약자 등 특별공급이 늘어나면서 형평성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10년 이상 무주택자로 청약저축에 가입해 꾸준히 청약을 준비해 온 사람들이라도 과거 한 번 이상 주택을 보유했다면 생애최초 주택청약자에 비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아파트 청약시장 일대 혼란 예고전문가들은 기존의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에 이은 이번 근로자 생애최초주택청약제도 도입 등으로 청약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특별공급 대상의 폭이 넓어서 무주택자의 경우 본인이 특별공급 대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번거로워지고 신혼부부주택이나 근로자 생애최초도입 등 특별공급 대상에 모두 해당할 경우 어떻게 청약하는지에 따라 유리할지의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 주택분양은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인근에 입지가 우수한 그린벨트에 가격이 저렴한 보금자리 주택 공급이 예정되면서 이보다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기존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신규분양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보금자리 주택 공급 확대 발표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예정된 민간건설사의 신규 아파트 분양 일정도 일부 조정이 될 전망"이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신규 청약에 좀 더 신중해지거나 청약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박일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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