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라이프심리학'..생애주기, 경제심리학으로 풀면

2009. 8. 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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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제행위를 심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제심리학은 최근 가장 관심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물건 하나를 구매하는데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 다른 이들의 구매행위, 상품이 놓인 위치 등 심리적 요인들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경제학을 일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경제행위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마케팅적으로도 흥미로운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확장해 인간의 생애 전반을 경제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또 다른 인간의 행동 패턴을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런던대 폴 웨블리 교수 등 유럽의 경제심리학자들은 '라이프심리학'(다산북스)에서 어린아이들의 '놀이터경제'부터 청소년기, 장년, 노년 등 각 나이대별로 접하게 되는 경제적 문제들과 그때 보이는 일정한 행동들을 통해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파악했다.

특히 그동안 경제학에서 간과돼온 아동기에서 성인기로의 전환기, 즉 사춘기 후반에 경제적 독립을 하게 되는 과정에 주목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16세 이후 25세 정도까지로 설정된 이 시기는 특히 청년실업과 학업의 연장 등으로 경제적 독립이 어려워지면서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보다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저자들은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경제행위의 특징으로 직업 선택을 꼽는다. 그러나 생애 결정적인 진로인 직업 선택이 단순히 개인의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게 이들의 연구결과다.

부모의 사회계층과 교육 정도가 청년들의 직장 선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소득과 고학력의 부모를 둔 어린이들은 명문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고 더 많은 자격증, 더 평판이 좋은 직장, 직장에서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또 공기업 종사자 계층의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유망한 직종보다는 부모와 같은 종류의 진로를 선호하고 부모가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자녀도 그런 쪽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들의 기대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청년실업을 경제심리학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그동안 청년실업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차별화된다. 즉 일할 의사가 없거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직장과 임금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실업자로 남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중매체나 교육제도가 청년들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안겨준다는 것이다.

부부경제심리학도 가족패턴이 달라지는 요즘, 시사하는 점이 많다.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돈을 벌고, 누가 많이 버는가에 따라 파트너가 그들의 관계에서 자신의 지위를 어떻게 느끼는가가 달라진다. 가령 남편이 돈을 벌고 여성이 살림을 꾸려나가는 경우 공동계좌를 운용하더라도 아내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게 되면 죄책감을 느낀다. 또 전처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박봉의 남편과 사는 고소득의 여성은 파출부를 쓰는 대신 남편에게 돈을 지불하고 가사 일을 맡길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성격과 경제행위도 연관성이 깊다. 성실한 성격의 부부는 저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보다 많이 저축하는 경향이 있다. CEO 가운데 회사 창립자는 사업을 물려받은 사람보다 안정적이며 더 독립적이다. 또 고등교육을 받은 세금포탈자들이나 기업가들은 대부분의 사건이 자신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노인들의 소비와 저축, 채무에 대한 태도는 일반적인 경우와 판이하다. 노인들은 채무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갖는데 이는 현재의 노인들은 채무가 개인적인 실패와 연결됐던 시절을 살아온 나쁜 직간접 경험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은퇴 후 채무에 대한 반감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구슬치기를 하는 어린이나 주변인으로서 부모와 함께 사는 청소년, 은퇴하고 집에서 쉬어야 할 노인들이라고 경제행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일은 모든 이들의 짐임에 틀림없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들이 일생 동안 겪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경제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 속에 숨겨진 심리를 파악하는 일은 생애주기별 효용성과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m.com)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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