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난리난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1Q84'

윤근영 2009. 8. 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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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근영 기자 = 소설 '상실의 시대'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60·村上春樹)가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에 신작 장편 '1Q84'를 출간했다.

일본은 요즘 무라카미로 난리법석이다. 관련 서적과 음반이 불티나고, 무라키미 특집을 게재한 문예지들은 전권 매진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무라카미 인기에 편승한 관련 서적도 5종 이상 출간됐다. 1Q84 1·2권은 출간 3개월 만에 2009년 일본 전체 서적 판매 1위에 올랐다.

판매 속도는 경이로울 지경이다. 발매 10일 만에 100만 부가 팔렸고, 두 달이 채 안 된 7월 말까지 모두 223만 부가 나간 것으로 집계된다. 출간 3개월 만에 문학 베스트셀러 순위에 12주째 1위를 지키고 있는 1Q84는 2009년 일본 전체 서적 판매 1위에 랭크된다.

1Q84는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 '1984'를 토대로 한다. "가까운 과거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는 작가는 "열살에 만나 뿔뿔이 헤어진 30세의 남녀가 서로를 깊이 바라는 이야기로 만들자. 그런 단순한 이야기를 가능한 길게 복잡하게 써보자"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무라카미는 이 작품을 집필하며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구성을 염두에 뒀다. 12음계 모두를 균등하게 사용한 48곡을 1권과 2권에 절반씩 배치하고 있다. 각 권을 24장으로 배치한 소설 구성도 바흐의 음악을 적용한 것이다.

소설은 스포츠클럽에 근무하는 독신 여성 '아오메마'와 소설가 지망생인 입시학원 강사 '덴고'의 이야기를 교대로 진행시킨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형식에 따라 장조와 단조, 아오메마와 덴고의 이야기를 교대로 쓰자고 정했다."

무라카미는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는 머릿 속 이야기를 소설로 옮긴다. "내 경우엔 줄거리를 먼저 생각하면 잘 써지지 않는다. 줄거리가 정해진 이야기를 2년이나 쓰고 싶지는 않다"는 집필 방식이다. "2년간 써내려가면서도 완성에 대한 확신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장편소설로는 처음으로 3인칭 시점에서 소설을 기술하고 있다. "한 편 한 편의 작품마다 나 나름대로 새로운 언어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번에 3인칭으로 쓴 것도 이 긴 소설에서 새로운 표현방식을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서른살 즈음에는 30세의 내 이야기밖에 쓸 수 없었지만 해변의카프카에서는 15세 소년, 어둠의저편에서는 19세 여자아이를 나 자신인 것처럼 쓸 수 있었다. 이번에는 10세인 아오메마의 기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이 느끼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을 더욱 파고들어 써보고 싶었다."

1Q84 속에서는 학생운동에서 파생한 집단이 정치적 그룹과 자급자족적 코뮌으로 분열되고, 후자는 사이비종교 교단으로 변질된다. 작가는 "우리 시대가 1960년대 후반 이후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르크시즘이라는 대항가치가 결국 생명력을 잃은 시점에서 우리 세대는 새로운 무언가를 일으켜야만 했다"면서 "마르크시즘을 대체할 좌표로써 사이비종교나 뉴에이지적인 무언가를 세웠다"고 설명한다.

작중 '리틀 피플'이 상징하는 바다. "신화적인 아이콘으로 옛날부터 존재해왔으나 언어화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존재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신화라는 건 역사 또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기억에 새겨져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최근의 인플루엔자처럼 특수한 상황하에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음악이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존 다울런드의 바로크 음악 '라크리메' 등이 흐른다. 디킨스, 도스토옙스키, 제임스 프레이저, 피츠제럴드, 안톤 체홉의 작품 등은 작가의 섬세한 암시와 장치로 활용된다.

2권은 9월에 나온다. 1권 656쪽·2권 650쪽 내외, 각권 1만4800원, 문학동네iamygy@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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