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의 가격파괴, 콩기름이 뭐길래..

김희정 기자 2009. 8. 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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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할인폭 대폭 키워 경쟁사의 1/2 가격… 업계 "시장파괴 우려"]

# 서울 용산에 사는 주부 김 모 씨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다 업체 별 콩기름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같은 용량의 콩기름인데 특정 업체의 제품만 40% 이상 더 쌌던 것. 김 씨는 그동안 고가의 콩기름을 구입해 온 게 아닌가 싶어 불쾌해졌다.

오뚜기의 '가격파괴' 마케팅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윤을 포기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공정경쟁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목소리다.

24일 현재 용산 이마트에서 CJ제일제당의 '백설유 콩기름'과 사조해표의 '해표 식용유' 0.5리터는 2100원에, 오뚜기의 '오뚜기 식용유'는 1220원에 팔리고 있다. 경쟁사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오뚜기는 카레, 마요네즈, 케찹 등 다수의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3위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늘리거나, 1위 업체들이 2~3위 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 이용하는 손쉬운 방법은 경쟁사보다 가격을 과도하게 싸게 책정하는 것이다. 2~3위 사업품목의 마진은 포기하는 대신 1위 사업 품목의 안정적인 이윤으로 저가정책의 일시적인 손해를 충당하면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1위 제품이 아니라도 일단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지만, 가격 파괴 마케팅의 유효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시장점유율이 목표치만큼 높아지면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동종업계에서는 이렇게 일시적 출혈을 감내하면서 마진을 포기하고 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횡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콩기름을 국내에서 직접 착유하지 않고 해외에서 착유된 기름을 수입해 정제만 하기 때문에 원래 20~30% 정도 싸긴 했는데 최근에는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이건 마진을 포기한 가격 후려치기"이라고 밝혔다.

오뚜기의 가격파괴 마케팅은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지난 1월 52.8%의 점유율을 보였던 CJ제일제당이 6월에는 37.3%로 15%p나 시장을 뺐겼다(AC닐슨 자료).

반면 9.2%였던 오뚜기의 점유율은 24.8%로 CJ제일제당이 잃은 만큼의 점유율을 높였다. 사조해표는 감소폭은 적었지만 3위인 오뚜기와의 차이가 한 자릿수로 줄어 2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콩기름시장의 판도가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의 2파전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3파전으로 바뀐 것.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이번엔 콩기름을 전략상품으로 삼아 CJ제일제당을 견제하는 것 같다"며 "이런 사업 방식이라면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이 전 품목에서 1위를 싹쓸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 측은 식용유 TV 광고를 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했고 마트 진열 및 취급을 늘리기 위한 할인행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사조가 참치, CJ가 레토르트에 대해 할인행사를 해온 것과 마찬가지이고, 일시적으로 낮춘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오뚜기 수입 카레원료용 씨앗에 살충제오뚜기가 수입한 소스서 천식약 성분오뚜기. 100억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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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기자 dontsig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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