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세상]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꿈에서 신발사달라고 하신대요"

2009. 8. 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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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꿈을 꿨는데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나와 웃으면서 자꾸 신발을 사달라고 하신대요. 최근에 몇 번이나 이런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웃으면서 부탁을 하고, 자주 꿈에 보이는 것이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동안이어서 더 젊어 보이는 중년 아주머니가 점상에 앉아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작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초조한 모양이다.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까?" 경황도 없고 병원에서 해서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꿈을 왜 자꾸 꾸는지 궁금해 죽겠다며 점을 좀 봐 달라고 한다.

"염을 할 때 버선을 빠트렸거나 망자가 신던 신발을 태워서 없애지 않았기 때문에 자꾸 꿈에 보이는 것입니다. 시아버지가 신던 신발이 없으면 새 신발을 하나 사서 산소에 가서 태워 없애버리세요. 아니면 산에 그냥 놔두면 누군가 가져가서 신어도 액땜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전 무슨 탈이 생길까 걱정이 됩니다." 이번엔 손톱을 물어뜯는다.

초조할 때 보이는 또 다른 습관인 모양이다. "시아버지가 웃으면서 부탁을 한 것은 그렇게 하면 웃을 일이 생길 것이라고 암시를 하는 것입니다. 꿈 해몽에 밝은 분들에 따르면 신발은 신분변화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 꿈은 남편이나 집안 식구들이 승진을 하거나 사업 등의 변화를 예고하는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께 순종하면 좋은 일이 생길 징조라는 말을 듣고선 얼굴 표정이 한결 밝아진다. 내가 시키는 대로 꼭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이 아주머니는 시아버지가 즐겨 신던 신발을 샀다는 이야기부터 산속에서 누구누구와 가서 소각했다는 등 날마다 전화로 '생중계'를 해 왔다. 며칠 전엔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목소리 톤이 높고 밝고 경쾌하다.

"남편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동안 일감이 없어 돈을 다 까먹었는데, 큰 계약을 성사시켜 앞으로 몇 년은 걱정이 없겠습니다. 옥황선녀님 고맙습니다." 뭔가 간절한 일을 남들에게 부탁을 할 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며 설득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앞서 말한 꿈처럼 죽은 사람 소원을 들어주면 좋은 일이 생기는 모양이다. 역설적으로 말해 살아 계시는 부모에게 잘 하면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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