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일조량 부족..벼, 과일 농가 시름

2009. 8. 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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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올해 긴 장마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저온현상이 여름 내내 이어지면서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농작물의 발육과 과일 당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8월중순 반짝 무더위가 있겠지만 하순부터는 상층 한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농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 "이대로라면 크기, 당도 다 떨어져버려"

1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례면 한 단감농장. 아직 덜 익은 단감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자 농장 주인인 장모(50)씨는 걱정에 휩싸인다. 나무 가지가 꺾이고, 과실끼리 부딪히면서 애지중지 키워온 단감에 상처라도 날까봐서다.

하지만 장 씨의 시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된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 단감 크기가 예년보다 10%정도 작다.

올해는 개화가 예년보다 일주일정도 빨라 작황이 좋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는 장 씨는 여름이 실종된듯한 날씨로 인해 행여나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이 줄어들까봐 걱정이다.

장 씨는 "단감은 특히 일조량이 부족하면 과일 크기가 성장하지 않고 멈춰버린다"며 "8,9월에도 일조량이 부족하게 되면 당도가 크게 떨어지고 크기도 작아져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 씨는 "우리같은 전업농은 그나마 보험이라도 들어서 다행이지만, 소작으로 운영하는 부업농들은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올해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다소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벼를 재배하는 김모(65)씨도 깊은 한숨이 가득하다.논에 물을 빼고 있던 김 씨는 "제대로된 햇빛 한번 내리쬐지 못해 벼 생육이 저조한 편"이라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날씨가 계속 이렇다면 알이 제대로 차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무덥지도 않는 다습한 기후때문에 병충해도 발생하고 있다"며 "여름같은 날씨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 7월 일조량 단 90시간..생육과 당도 저하로 이어져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 경남 지역 평균 일조량은 90시간. 평년보다 53시간이 작고 지난해보다는 무려 71시간이나 적었다.

평균 기온도 23.7도로 평년 25.8보다 2.1도 낮았고, 지난해보다는 3.7도나 낮았다. 반면 강수량은 평균 734mm로 평년보다 493mm 많았다.

이 때문에 평년보다 농작물 생육이 부진하고 과일 크기와 당도가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이 지난 1일 도내 벼 생육 상황을 조사한 결과 잎 길이가 69.9cm로 평년보다 6.3cm 짧았다. 가지수는 363개로 평년 395개보다 작았으며, 포기당 줄기수도 평균 15.3개로 평년보다 1.3개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생산되는 단감과 사과, 배 등의 과일도 크기가 작고 당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되는등 농가들은 이상 기온이 계속되면 자칫 생육부진이 품질 저하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농업기술원관계자는 "7월 한달간은 일조량이 부족했지만, 생육기간인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합하면 평년보다 많은 편"이라며 "때문에 다소 생육부진과 당도가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작황이 좋다 안좋다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보다 수확 전까지의 날씨가 어떻느냐가 작황을 결정짓는 데 중요하다"라며 "지금처럼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 문제가 되겠지만,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생육과 당도 저하 현상은 어느정도 회복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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