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지표 호전+금융시장 서머랠리, 집값 상승 도화선?
'코스피 지수 1566.37p, 원ㆍ달러환율 1218.00 (4일 종가기준). 외환보유액 2375억달러(7월말기준)'최근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작년 9월말 수준을 회복한데 이어 일부에서는 대세상승 초기국면에 진입했다는 성급한 낙관론까지 솔솔 흘러 나온다.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과 주택 및 자동차 판매 증가 등 실물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최근 여름 비수기와 대출규제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실물 경기 회복→전 세계 금융시장 써머랠리 등이 올 가을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800조원이 넘는 단기 부동자금이 언제든 부동산으로 흘러들 수 있고, 가을철 재개발 이전 수요 증가와 입주물량 급감 등 수급불안 요인, 전셋값 상승에 따른 대기 매수세 강화, 연말까지 저금리 기조 유지 등 주택시장 주변 여건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택시장, 여전히 저평가=최근 금융시장의 강세와 달리 일부 재건축을 제외한 전반적인 주택시장 분위기는 아직도 냉랭하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의 경우 지난달 20일에 이미 작년 9월말수준인 1440포인트를 만회한 후 전일까지 10% 정도 추가 상승하는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반면 아파트 값은 아직도 작년 9월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공식 통계로 사용하는 국민은행의 '7월 전국집값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작년9월말대비 지난 7월말 전국 아파트 값은 1.9% 떨어졌다.
특히 재건축과 일반을 포함한 송파구 아파트 값이 4.1% 하락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 -3.8%, 서초구 -3.6%, 광진구 -5.3%, 용산구 -3.2%, 양천구 -0.9%, 용인 수지구 -11.4%, 성남 분당구 -7.6%, 광명 -7.2%, 하남 -6.0%, 파주 -5.7%, 고양 일산동구 -5.6%, 안양 만안구 -2.0% 등으로 리먼 사태 직전인 작년 9월말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재건축이 많이 몰려있는 과천 아파트값만 작년 9월말보다 6.9% 올랐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강남 재건축의 경우 4가구중 1가구꼴로 이미 지난 2006년 고점가격을 회복했지만 지역별ㆍ상품별 온도차가 커다"며 "강남권 일반 아파트와 강북지역 등 대부분 집값은 아직 작년 금융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
◆가을 집값, 상승에 무게
='미국 6월 잠정 주택 판매 실적, 5개월 연속 상승. 미국 7월 자동차판매 11개월만에 최고. 미국과 유로존 7월 제조업지수 11개월만에 최고'작년 리먼 사태이후 충격에 빠졌던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통상 경기에 6개월정도 선행하는 주식시장은 이미 작년 9월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뛰어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올 가을에는 금융시장 훈풍이 주택시장으로 옮겨올 공산이 커다.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자신감으로 바뀔 경우 800조원이 넘는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본격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정부의 대출규제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7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 넘게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출구전략을 조기 시행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하지만 내년 W형 '더블 딥' 우려로 금융당국이 연내에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기 어려운데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환율방어 차원에서 오히려 시중 유동성을 추가 공급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광일 신한은행 부동산 전략팀장은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고 돌아섰다는 수준이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연내 금리수준을 '강보합'으로 예측한뒤 "LTV추가 하향이나 DTI 확대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불안도 가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올 서울 입주예정 아파트는 3만1000여가구로 작년 4만여가구에 비해 2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내년에는 입주 아파트가 2만2000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재건축 규제완화가 주춤해지고 있고, 추가적인 신도시 건설 계획은 물론 송파 등 진행중인 공급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1~2인가구 증가와 재개발 등에 따른 멸실가구 증가(올 3만1061가구) 등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에다 최근 서울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넘어섰고, 매매가대비 전세비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전세수요의 주택 매수세 전환 압박도 높아진 상황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인 9~10월 수급불안에 따른 전세난이 매매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신도시 축소와 재건축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오는 2012년까지 수급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버블세븐지역 집값이 불안해지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대책을 전후로 1억~2억정도 매입가가 차이 나기 때문에 해당지역 매수자들은 시기를 2~3개월 정도 늦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익형 부동산, 양극화 지속(?)=
오피스ㆍ상가 등 수익형부동산은 올 가을에도 '양극화'가 예상된다.하반기에도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 이에 더해 미국 등 해외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다. 시장의 움직임은 당연히 '검증되지 않은 곳에 대한 무리한 투자'보다는 '확실한 지역에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투자' 쪽으로 무게 중심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오피스 시장은 하반기에도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4%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하지만 임대료는 실물경제 침체로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와 명동 등 도심지역의 경우 2012년까지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신규 빌딩 공급이 예정돼 있어 공급 과잉 현상에 대한 우려가 올 하반기부터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한국 존스랑라살르 이사는 "당분간 오피스와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예상된다"며 "여의도와 강남 테헤란로 지역 등 임대료 등이 보장된 검증된 곳을 중심으로 머니게임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강주남ㆍ박지웅ㆍ남상욱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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