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모노레일, 대구에서 달린다

2009. 8. 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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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3호선, 그 힘찬 출발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그 순간 축포와 함께 행사장 뒤편의 세트에서 안개 속을 뚫고 마침내 3호선 모노레일 열차 모형이 나타났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 등 700여명은 큰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유선형의 열차 모형은 미끈한 자태를 뽐냈다.

7월 24일 대구체육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친환경 녹색교통,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기공식이 열렸다.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참가자들은 호주, 일본, 미국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선진 도시형 교통시스템인 모노레일을 2014년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는 표정이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 기공식.

국내 최초 모노레일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모노레일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하철보다 수송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노레일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도심지에 설치해야 하는 구조물이 크지 않아 일조 공간과 조망권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기둥 위에 레일을 깔아 전철을 운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에서 유리한 것이다. 기존 도로 위에 기둥을 세울 경우 최소 공간으로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지하철에 비해 건설비와 유지비가 적게 들고 공사기간도 짧다. 매연이 없고 소음과 진동도 적은 편이라 환경친화적인 대중교통수단이다.

바로 이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2006년 도시철도 3호선 기본설계를 추진하면서 도시철도 전문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철도·교통 분야 대학교수, 지하철운영기관 전문가 등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온 대구시는 경량전철 AGT, 모노레일, 자기부상 등의 후보 중에서 모노레일을 선택했다.

수송능력이 지하철보다 낮고 기둥 등 구조물로 도시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는 운행간격을 줄이고 모노레일이 다니는 구조물의 폭을 85㎝로 최소화하고 기둥간의 간격을 30m 이상으로 넓히는 한편 기둥 등 구조물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접목시켜 풀기로 했다.

3호선 차량 색상 및 디자인안. 대구시는 전문가의 의견과 범시민 자문단 회의 등에서 의견을 수렴해 8월 중으로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자료=대구시>

2014년 모노레일 운행 시작

대구시는 북구 동호동에서 수성구 범물동까지 총 23.95㎞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건설하는데 1조4282억원을 투입한다. 정거장 30곳과 함께 차량기지 1곳, 주박기지 1곳을 건설한다. 개통예정일은 2014년으로, 대구시는 3량 1편성 무인 자동운전으로 운행할 계획이다.수송능력은 시간당 5000~3만명이며 승차인원은 정원 265명, 최대 398명, 운행속도는 최고 시속 70㎞다. 수송수요를 감안해 약 4분 간격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이번 공사에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구조물을 도심 외곽에서 조립한 뒤 현장에 이동해 설치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상으로 다니는 모노레일 때문에 주민들이 사생활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창문흐림장치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고무타이어로 주행 소음을 최소화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탐지해 불을 끄는 고성능 소화설비를 도입하고, 유독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배기팬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최대 70㎧의 강풍에도 넘어지지 않는 구조로 시공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안전시스템을 적용했다. 모든 역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기존 1, 2호선과의 환승시간도 2~3분 이내로 가능하도록 했다.

3호선 모노레일 열차 모형이 나타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모노레일 도입, 자랑스러워"

이날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은 축사에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하는 최첨단 모노레일 시스템으로서 국민의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다"며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대구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모노레일이 도시철도 시스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은 식사에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칠곡 지역과 지산·범물지역을 포함한 많은 시민들에게 편리한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심재개발 등 도시 균형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대구시는 다양한 경관요소와 구조물을 도입해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을 대구의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시민들은 국내 최초의 모노레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칠곡 지역에 사는 김현동씨는 "외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모노레일을 대구에 건설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김순례씨도 "기존의 지하철과 다르게 하나의 콘크리트 빔으로 주행하는 것이 신기하다"며 "지상을 다니기 때문에 주변 경치를 볼 수 있어 이동할 때 심심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경수씨는 "지상으로 다니는 모노레일인 만큼 도시경관이나 환경과의 조화를 위해 대구시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공사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노레일 개통에 따른 기대효과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으로 상당한 직·간접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칠곡 지역 30만명, 지산·범물 지역 11만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승용차로 72분 걸리던 거리를 단 46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도시철도 1,2호선과의 연계망을 형성하기 때문에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은 9.7%에서 16.1%로 대폭 늘어난다. 명실상부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칠곡 지역에 사는 대학생 노보람씨(23·여)는 "집 근처에 버스노선이 2개밖에 없어서 불편했는데 3호선이 개통되면 교통도 더 편리해 질 것이고, 도심으로 나갈 때에도 시간이 단축되는 등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또한, 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의 역할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정명섭 대구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전 구간 지상으로 다니는 모노레일의 노선구조물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접목해 도심경관을 변화시키는 대구의 명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백프라자 인근의 도시철도 3호선 조감도 <자료=대구시>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운영수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철도 3호선은 운영비가 지하철의 25% 수준이어서 개통 연도에 연 300억원 정도의 흑자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또 1·2호선과의 환승 효과로 지하철 이용객이 하루에 6만8000명이 늘어, 전체 지하철 운영수지도 연간 565억원의 적자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착공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안전성과 경제성, 환경성과 편리성을 모두 갖춘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2014년 대구 모노레일이 열어가는 새로운 내일을 기대해 본다.

정책기자단 신진석 sjs26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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