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 많다..서둘지 말고 신중히 골라라
[[머니위크]요즘 경매 현장 분위기]지난 7월14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용인수지2차 동보아파트 103동 1511호 전용 85㎡(32평형)에 대한 1회차 경매가 실시됐다. 이 물건의 감정가는 2억7000만원, 응찰자는 4명이었다.
낙찰자를 발표하는 순간 경매법정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낙찰자의 입찰 금액은 무려 28억2390만원.
아마도 입찰표의 가격란에 '0'을 하나 더 붙이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 물건은 법원에 의해 매각불허가 결정이 났다. 이 낙찰자는 최소입찰가의 10%인 2700만원의 보증금을 앉은 자리에서 날려버릴 뻔 했다.
통상 입찰 가격을 잘못 썼다고 해서 불허가 결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최소 입찰가의 10~20%인 입찰보증금을 날리든지, 낙찰받은 물건을 매입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실수하면 보증금 날린다
경매에 참여하다 보면 웃지 못 할 상황들이 종종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입찰 가격을 잘못 적는 것.
실수로 높은 가격을 적어 냈는데 덜컥 낙찰이라도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그 가격으로 물건을 매입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10~20%의 보증금을 포기해야 한다.
최근에는 특히 초보자들의 입찰이 늘면서 이런 사례가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입찰표를 쓸 때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서도 안 된다. 한번 제출하면 절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매 개시 당일 아침까지 입찰할 물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경매는 워낙 변수가 많아 채무자가 빚을 갚는 등의 이유로 해당 경매가 취하되거나 변경되기 쉽다.
따라서 경매 직전까지 법원 게시판의 진행목록을 확인하고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법원에 가보면 입찰표를 잘 쓰지 못하거나 옆사람에게 물어보는 초보자들이 있다"며 "이런 경우 사건번호와 입찰 금액이 주위 사람들에게 공개돼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기 쉬우므로 사전에 잘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고가낙찰 여전
경매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고가낙찰이다. 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분위기에 쏠려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기 때문이다. 결국 그냥 중개업소를 통해 그냥 사느니만 못한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고가 낙찰이라 해도 실제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큰 문제가 될 리 없다. 그러나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으면 저가매수라는 경매의 메리트를 포기한 셈이 된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512 중계무지개 아파트 709호(전용 40㎡) 경매에는 무려 73명 몰렸다. 7월13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감정가 1억2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1억7100만원에 매각, 매각가율 142%를 기록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1237-6 드림빌라 201호(전용 48㎡)는 7월9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40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감정가 5400만원의 152%인 8201만원에 매각됐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402동 302호(전용면적 43㎡)는 7월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감정가의 112%인 7억8500만원에 매각됐다. 감정가는 7억원이었고 응찰자는 4명이었다.
◆보인과 궁합 맞는 물건 찾아라
올 들어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크게 늘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늘었으므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맞는 물건을 차분히 찾아나간다면 언젠가는 본인과 궁합이 맞는 물건을 만나게 된다.
분당과 용인, 양천구(목동), 동안구(평촌)의 올 상반기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이미 작년 1년치를 넘어섰다.
물건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응찰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셈이다. 따라서 차분히 기회를 노린다면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분당이었다. 상반기 모두 473건이 경매 진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심지어 작년 한해 동안 경매 진행된 총 건수인 432건보다도 많다.
용인 아파트의 경매 건수 증가폭도 놀랄만하다. 올 들어 6월까지 1083건이 경매 진행됐는데 지난해를 통틀어 900건에 지나지 않았다.
목동을 포함한 양천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동안 280건의 아파트가 경매됐는데 이는 작년 12개월의 총합인 271건과 비슷하다. 평촌이 속한 동안구 역시 6개월간 311건으로 작년 전체 합인 291을 웃돌았다.
강남3구도 만만치는 않았다. 6개월간 687건 경매된 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는 지난해 전체인 1076건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상반기의 수치는 올해 4개월 만에 이미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월별 경매건수가 줄곧 늘고 있다. 지난 한달간 경매된 134건은 2005년 2월 138건을 기록한 이후 4년 4개월 만에 월별 경매건수로는 최고치다.
강은 팀장은 "경기 침체로 올해 경매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특히 버블세븐지역이 압도적"이라며 "버블세븐은 투자자들이 무리하게 대출받아 부동산을 취득한 후 경기침체로 매수자를 찾을 수 없고 시세마저 하락하면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다급해진 금융권이 기다려줄 여력이 없어 경매로 처분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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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le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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