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 "교민들과 애환 함께.. 최선 다할 것"

2009. 7. 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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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서 상담소 운영… 40년 열정 바쳐정년 퇴임후에도 왕성한 활동 벌여

"상담실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아낌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독일에서 사회복지사로 40년 가까이 궂은일과 기쁜일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열정을 바쳐온 이가 있다. 그는 바로 프랑크푸르트 카리타스의 '대모' 김정애(67·사진)씨다.

김씨는 이국땅에서 어려움에 빠진 한국교포를 상대로 '한국의 집'이란 상담소를 운영했다. 그녀는 독일 남자와 동거하다 헤어진 한국여인, 패가 망신한 광원 등 억울한 일에 처한 이들의 딱한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내 형제나 자매의 일처럼 성심을 다해 해결사 역할을 했다.

"당시 누군가가 했어야 할 일을 맡아 열심히 했지만 상담 의뢰인이 문제 해결에 안도하는 순간에도 미흡하고 안타까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녀는 서울 진명여고를 마친 1963년 간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왔다. 이후 66년 아헨에 있는 사회사업대학에서 사회사업과 상담 교육과정을 마치고 상담에 입문했다.

같은 해 독일 주교회의의 위탁으로 정식 한국인 상담소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문을 열게 됐으며 이는 독일 사회복지회(일명 카리타스) 산하 독일 청소년사회복지회가 주선했다. 그 후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쾰른, 베를린, 아헨, 에센, 뮌헨, 하노버, 슈투트가르트, 함부르크, 마인츠 등의 도시에 차례로 한국인 상담소가 문을 열었다.

상담을 처음 맡은 것은 70년 10월. 트렁크 하나 들고 독일에 도착한 교포 1세대가 하나, 둘 저 세상으로 떠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들을 저세상에 편안히 갈 수 있게 해주는 사후처리도 그녀 업무중 하나가 됐다. 이렇게 체류연장, 노동허가연장, 구직, 결혼, 애정문제, 정신질환 문제 등 교민들의 애환을 함께하며 밤낮으로 많은 일을 했다.

"어떤 때는 밤늦게까지 일하고 새벽녘에 잠깐 눈을 붙이려면 또 전화벨이 울려 곧바로 가방을 챙겨 나가서 하루해를 넘기는 일이 손으로 꼽을 수도 없을 정도였지요."

그녀는 부모가 일하러 가면 어린아이를 보살피고 한글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안타까워해 한글학교도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일터에서 일에 파묻혀 사는 어머니들을 위해 '세니오렌그룹'을 만들어 운동과 여행을 함께하며 친목 도모도 꾀했으며, 세미나와 오페라 관람도 정기적으로 제공했다.

이후 한인 상담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그녀는 만하임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던 곽문환씨를 만나 가정을 꾸려 아들 준영과 딸 진영을 두었다.

남편 곽씨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여러 해 동안 안경테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 90년 마드리드에서 수여하는 '비지니스 프레스티지' 상을 받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로서 내조를 제대로 못해 못내 아숴웠는데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인정받게 돼 기뻤습니다."

2005년 9월 프랑크푸르트 카리타스를 정년퇴임 한 그녀. 그녀는 지금도 한국 시니어부인회를 결성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시와 사회복지재단인 카리타스협회에서 위촉받아 명예 사회복지사로서 천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 시와 협회의 위촉을 받아 이제 노년이 된 파독 간호사의 노후를 위해 의지하며 모여 살 수 있는 '한국식 실버타운' 운영에 온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교민사회에서 소리없이 웃음과 눈물을 함께했던 김씨. 그녀는 한사코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겸손해하며 교민사회가 하나로 똘똘 뭉쳐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했다.

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Segye.com 인기뉴스] ◆ 'MB하트' 괴산고 학생들 "웃고싶어서 웃은거 아냐"◆ 여름 한국영화, '공포' 대신 '웃음+감동' 선택◆ '영계백숙' 윤종신, 방송태도 논란에 사과◆ 북한에선 햄버거 가게를 뭐라 부를까◆ 북한 통일신보 "MB 재산기부는 민심회유 위한 술책"◆ [인터뷰on] '사람' 냄새 풍기는 설경구 "쓰나미 아닌 '사람'이 주인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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