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형 기자의 기발한 특허이야기]360도 접이식..날리지 않는 '그늘의 행복'

2009. 7.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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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하는데 호시절이 따로 있겠느냐마는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하는 낚시는 최고의 재미다. 주말에 어김없이 혼자 낚시가방을 메고 집을 나올 때면 느꼈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한꺼번에 보상할 수 있는 호기다. 시원한 물가에 파라솔을 치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붕어며 쏘가리를 잡아 시원한 매운탕을 끓여 찬으로 내놓을 양이면 평소 '웬수'를 연발하던 아내의 얼굴에도 이날만은 환한 미소가 번진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다. 오뉴월의 땡볕을 피해 쳐 놓은 파라솔이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에 맥없이 날아가 살대가 끊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나기라도 내리면 오랜만에 나온 가족나들이는 그만 풍비박산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특허이야기의 주인공인 윤석렬(51) 씨도 낚시를 30년 이상 즐기고 있는 베테랑 낚시꾼이다.

윤씨의 경우도 쳐놓은 파라솔이 바람에 망가진 것만도 수십 개다. 게다가 요즘에는 중국산이 많아졌는지 작은 바람에도 쉽게 살대가 부러져 약이 바짝 오른다. "차라리 내가 파라솔을 만들어 보리라." 홧김에 파라솔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윤씨는 어느 날 길 가던 노인이 접이식 부채로 햇빛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렇게 탄생한 발명품이 '부채식 파라솔'. 말 그대로 접이식 부채가 원리다. 다만 부채의 경우 180도가 펴지는데 부채식 파라솔의 경우 360도로 펼쳐진다. 부채 살의 경우 맨 가의 살이 두꺼운데 이 양끝의 살을 360도로 펼쳐 고정시킬 경우 살대의 강성이 살 하나 하나의 강도보다 수백 배 이상 커진다. 때문에 웬만한 바람에 날리지도 않고 살도 부러질 염려가 없다. 특히 기존의 파라솔에 있는 중간지지대가 맨 끝으로 이동해 활동 공간이 넓어지는 강점이 있다. 기존 파라솔의 경우 보통 넓이가 1.2m인데 중간 지지대 때문에 활동반경이 반절인 60㎝에 불과했으나 윤씨의 파라솔의 넓이는 80㎝이나 전부를 활동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무게가 가벼워지고 휴대와 조립이 편하다. 이 밖에 맨 끝에 지지대의 각도를 조정해 파라솔을 햇빛이 비추는 방향으로 올렸다 내렸다하며 햇빛 방향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윤씨는 제품의 미관에도 신경을 썼다. 디자인을 심플하게 하면서도 파라솔 꼭지에 꽃잎 모양의 천을 덧댔다.

파라솔을 낚시용뿐만 아니라 비치용, 일반 호프집의 휴대용 탁자와 전원주택에서도 장식용으로 활용케 하기 위함이다. 윤씨는 국내 특허에 이어 해외에도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시장을 검색해 본 결과 자신의 발명품과 같은 제품이 개발된 적이 없고 대부분의 파라솔이 기존의 파라솔과 같기 때문이다.

시제품을 주문해 놓은 공장 등 파라솔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제품에 대한 전망을 물은 결과 기발한 아이디어제품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았다. 윤씨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사소한 아이디어가 빅히트를 칠 것이란 예감이란다.

이권형 기자/kwonhl@heraldm.com-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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