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형의 특허이야기'부채식 파라솔'

2009. 7. 1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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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비가 왔다가도 금세 멈추고 한바탕 소나기를 퍼 붙다가도 쨍쨍한 때약?을 내리쬐는 계절, 변덕스런 날씨 덕에 바깥출입이 엄두가 나지 않는 시기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쾌재를 부르는 이들이 있으니 강태공 들이다. 낚시를 하는데 호시절이 따로 있겠느냐마는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낚시는 최고의 재미다.

주말에 어김없이 혼자 낚시가방을 메고 집을 나올 때면 느꼈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한꺼번에 보상할 수 있는 호기다. 시원한 물가에 파라솔을 치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붕어 며 쏘가리를 잡아 시원한 매운탕을 끓여 찬으로 내놓을 양이면 평소 '웬수'를 연발하던 아내의 얼굴에도 이날만은 환한 미소가 번진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다. 오뉴월의 땡?을 피해 쳐 놓은 파라솔이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에 맥없이 나라가 살대가 끊어지고 엎친데 겹친 격으로 소나기라도 내리면 오랜만에 나온 가족나들이는 그만 풍지박살이다. 아마도 계절의 여왕이 시샘을 하는 모양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특허이야기의 주인공인 윤석렬(51)씨도 낚시를 30년 이상 즐기고 있는 베테랑 낚시꾼이다.윤씨의 경우도 낚시 30년에 쳐놓은 파라솔이 바람에 망가진 것만도 수십 개다. 게다가 요즘에는 중국산이 많아 졌는지 작은 바람에도 쉽게 살대가 부러져 약을 바짝 오르게 한다.

"차라리 내가 파라솔을 만들어 보리라" 홧김에 파라솔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윤씨는 어느 날 길 가던 노인이 접이식 부채로 햇빛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이렇게 탄생한 발명품이 '부채식 파라솔'이다. 말 그대로 접이식 부채가 원리다.다만 부채의 경우 180도가 펴지는데 부채식 파라솔의 경우 360도로 펼쳐진다.

부채 살의 경우 맨 가의 살이 두꺼운데 이 양끝의 살을 360도로 펼쳐 고정시킬 경우 살대의 강성이 살 하나 하나의 강도보다 수백 배 이상 커진다.때문에 웬만한 바람에 날리지도 않고 살도 부러질 염려가 없다.특히나 기존의 파라솔에 있는 중간지지대가 맨 끝으로 이동해 활동 공간이 넓어지는 강점이 있다.

기존 파라솔의 경우 보통 넓이가 1.2m인데 중간 지지대 때문에 활동반경이 반절인 60cm에 불과했으나 윤씨의 파라솔의 넓이는 80cm이나 전부를 활동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이에 따라 무게가 가벼워지고 휴대와 조립이 편하다.이밖에 맨 끝에 지지대의 각도를 조정해 파라솔을 햇빛이 비추는 방향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햇빛 방향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윤씨는 제품의 미관에도 신경을 썼다. 디자인을 심풀하게 하면서도 파라솔 꼭지에 꽃잎 모양의 천을 덧댔다.파라솔이 낚시용뿐만 아니라 비치용, 일반 호프집의 휴대용 탁자와 전원주택에서도 장식용으로 활용케 하기 위함이다.윤씨는 '부채식 파라솔'을 국내 특허를 받은데 이어 해외에도 출원해 놓았다.제품생산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해외시장을 검색해 본 결과 자신의 발명품과 같은 제품이 개발된 적이 없고 대부분의 파라솔이 기존의 파라솔과 같기 때문이다.

시제품을 주문해 놓은 공장 등 파라솔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제품에 대한 전망을 물은 결과 기발한 아이디어제품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았다.윤씨의 생각대로라면 이번 달 장마가 그치면 시제품이 생산되고 해외에도 제품을 수출할 날이 멀지 않았다.윤씨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사소한 아이디어가 빅히트를 칠 것이란 예감이란다.

윤씨는 필자에게 생활의 불편한 점을 무시하지 말고 조그만 아이디어라도 심각하게 느껴서 개선할 의지를 가지라고 권유했다. "마인드가 없으면 이른바 대박을 잡을 수도, 좇을 수도 없다"는 이야기였다./kwonh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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