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산방산비원, 자연 지형 그대로 살린 수목의 천국

2009. 7. 10. 19: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제도에 가면 새로운 개념의 식물원을 만날 수 있다. 거제시 둔덕면 산방산 자락 3만여평에 조성된 산방산 비원( www.bee-one.co.kr)이다.

일반 수목원은 지형을 깎아 가능하면 평지를 많이 조성하는데 반해 산방산 비원은 자연 지형지물을 그대로 살려 구조 전체가 미학적 가파름과 편안함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자연의 기를 느끼고 자연의 미를 체득할 수 있다.

산방산 비원은 산기슭의 황폐한 다랑이 논에 세워졌다. 김덕훈 원장이 20년전 사재를 투입해 이 부지를 구입하고 10년전부터 식물원을 조성했는데 그의 고집으로 인공적 미를 최대한 배재했다. 그래서인지 수목원 전체는 아름다운 생태공원처럼 느껴진다.

다랑이논 형태를 그대로 살렸기 때문에 계단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계단 옆 곳곳에 핀 야생화를 감상하며 산책로를 걷다보면 운동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어 세파에 찌든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산방산 비원은 1천여 종의 야생화와 희귀식물들이 어우러진 수목들의 천국으로 거제 8경에 등재돼 있다. 중국 무안에서 꽃씨를 옮겨다 심은 수련과 수국(水菊), 꽃창포, 만병초, 복수초, 홍도산 원추리, 비비추, 황금동백, 물양귀비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요즘은 300여종의 수국과 50여 가지의 비비추, 30여 가지의 수련과 희귀 연꽃 등이 활짝 피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이후 수많은 가족과 학생 단체, 심지어 외국인들까지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산책로는 작은 나무토막들을 뿌리거나 자갈을 깔아 폭신한 스폰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원두막과 흔들의자는 방문객을 편히 쉴 수 있게 해준다.

계곡을 흐르는 물을 이용해 만든 폭포와 몇 개의 분수도 여름 방문객의 더위를 식혀준다. 나무 데크를 깔아 조성된 폭포전망대의 의자에 앉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비원의 중턱에 자리잡은 식당에서는 멸치 국물로 만든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맛보지 못하면 후회하게 된다. 음료수를 제공하는 폴리나 레스토랑과 보통 나무보다 훨씬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 향이 진한 서쪽 전망대의 데크도 휴식터로 손색이 없다. 조만간 방문객들이 묵을 수 있는 펜션을 서쪽 자락에 지을 계획이다.

김덕훈 원장은 "현대인들이 도시 생활로 각종 스트레스와 기계적 삶에 찌들게 되는데, 방문객들이 산방산 비원에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면서 "수목원을 즐기는 방식은 자신의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걷다가 쉬면 된다"고 조언했다.

수목원을 방문하고 나면 해발 507m 산방산 등반을 겸하면 금상첨화다. 산방산(山芳山)은 그 생김새가 산(山)자와 같이 생긴 산으로 꽃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성인 걸음으로 2시간이면 등반이 가능한 산방산에 오르면 남해의 다도해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제도에는 산방산 비원 외에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옥포대첩 기념공원 등 유적지와 동글동글한 까만 돌멩이들이 깔려 있는 학동몽돌해수욕장과 고운 모래를 밟는 느낌이 좋은 구조라해수욕장, 남해안 제일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는 홍포-여차 해안도로, 유럽의 어떤 해안 지방보다 멋있는 전망대로 손색이 없는 '바람의 언덕', 거제의 명승 2호 해금강 등 둘러볼 곳이 많다.

◇가는 길=대전ㆍ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통영이 4시간대로 진입했다. 통영IC를 나와 14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통영과 거제를 잇는 두 다리를 만난다. 오른쪽에 있는 거제대교를 통과하면 둔덕면이 나오고 10분여 달려오면 제주에 있는 산과 이름이 같은 산방산을 만날 수 있다. 산방산 초입에 위치한 산방산 비원은 한국 현대 예술ㆍ문학의 거장, 동랑(유치진)ㆍ청마(유치환)의 생가가 있는 문화마을 앞에 자리하고 있다.

거제=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wp@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