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1000개 의자에서 '느린 휴식'을

제주 | 강홍균기자 2009. 7. 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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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의자 관광객 제공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마을 한복판에 주민들이 2년여에 걸쳐 만든 갖가지 모양의 나무의자가 전시되어 있다. 제주시 제공'이곳에 앉으면 여친이 생김' '세월도 비켜가는 의자' '쉬어간들 어떠하里' '왜 사냐고 묻거든 앉지요'.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1000개의 의자'에 새겨진 이름이다. 의자는 71가구에 불과한 낙천리 주민이 낙천적인 관광객을 위해 직접 나무로 만들었다.

농촌전통테마마을인 낙천리는 아홉굿마을로 불린다. 아홉 가지 즐거움이 생기는 마을이란 뜻이다. 인구수 200여명의 전형적인 중산간 농촌마을이다.

2003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된 이후 선인장, 억새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과 9개의 연못 등 볼거리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낙천적인 마을 사람들의 눈에는 '렌터카를 타고 급하게 왔다가 급하게 가는' 관광객들이 안쓰러웠다. 주민들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민들은 고심 끝에 '느린 휴식'을 제공하는 의자 1000개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2007년부터 나무로 의자를 만들기 시작, 지난 5월에야 완성했다. 마을 남자는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았다. 여자는 완성된 의자에 예쁜 그림을 그려넣었다.

주민들은 마지막 단계로 인터넷을 통해 의자마다 이름을 붙여달라고 요청했다. 네티즌들은 기발한 이름을 앞다퉈 보내줬다.

주민들은 1000개의 이름을 의자에 새겨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 새기기는 이달 말쯤 마무리된다.

각양각색의 의자는 밭두렁과 숲길, 소나무 옆, 동네어귀, 골목길 모퉁이 등 마을 곳곳에 설치됐다. 의자 중에는 4층건물 높이의 '대화합 의자'도 있다. 주민들은 "동양에서 가장 큰 의자"라고 입을 모았다. 해바라기를 연상시키는 놀이의자, 소여물통 의자, 삼각 퍼즐의자, 서 있는 사람 의자, 요강의자도 볼 수 있다.

김만용 낙천리장은 "관광객들이 마을 의자에서 느리게 쉬고 새롭게 충전할 기회를 돕기 위해 1000개의 의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 제주 | 강홍균기자 khk5056@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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