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된 한명회 분묘 誌石 9년만에 회수

2009. 6. 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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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통시도 1명 구속ㆍ8명 불구속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조선 전기 수양대군의 왕위 등극에 공헌한 문신 한명회(1415~1487)의 분묘에서 9년 전 도굴당하고서 행방이 묘연했던 지석(誌石)들이 후손의 손에 돌아오게 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압구정(狎鷗亭)'이란 호로도 유명한 한명회 분묘 안에 있던 지석 24개를 유통하려고 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장물범 유모(51)씨를 구속하고 알선책 백모(40)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백씨 등 알선책들의 도움을 받아 4월1일 전북 익산의 G호텔에서 지석 24개를 장모(51)씨에게 5억원을 받고 팔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올해 2월 충북 청원에 있는 장물범 황모(49)씨의 골동품 가게에서 황씨에게 2천600만원을 주고 지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석은 망자의 신분이나 일대기를 돌에 기록해 묘에 매납(埋納)하는 유물로 이번에 되찾은 지석은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 제332호인 한명회 분묘에서 2000년 2월께 도굴됐다.

가로25cm, 세로30cm 크기의 지석에는 한명회의 가계도, 조선 전기 계유정란 때 왕권을 바꾸는 데 중심역할을 한 행적, 부관참시 후 새로 예장한 풍습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손들에 대한 가계도가 지석을 통해 일부 바뀐 것이 최초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감정 결과, 지석들은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쯤 제작된 진품이며 감정위원은 보물급 문화재로 시가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석의 도굴범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유씨에게 지석을 넘긴 황씨는 2000년 2월께 대구의 한 골동품 가게에서 2007년 사망한 김모(사망 당시 71세)씨로부터 720만원을 주고 지석들을 사들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도굴범으로 지목한 김씨가 이미 사망했고 도굴 전과가 있는 황씨가 도굴에 참여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도굴범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회수한 지석들을 한명회의 후손인 청주 한씨 종친회에 돌려줘 문화재 등록을 위한 절차를 밟도록 할 예정이다.

kong79@yna.co.kr

<촬영,편집:정성훈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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