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호황 누리는 의류, 구두 수선집

박원기 2009. 5. 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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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불황이라는데 우린 일감이 쌓여서 힘든 지경이야."전북 전주시 남문시장의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힌 곳에 위치한 김경자씨(56.여)의 3~4평 남짓한 의류 수선집 한 편에 놓인 행거에는 옷들이 빽빽히 걸려 있다.

경제불황으로 굳게 닫혀진 서민들의 지갑이 새 옷을 구입하기보다는 기존의 옷을 수선하거나 변형시켜 입는 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의류와 구두 수선집들에게 기대도 하지 않은 호황을 가져다 주면서 남문시장과 중앙시장 주택가 인근에 숨어 있듯 위치한 수선집들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서민들의 수선 물품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

특히 나이든 중년이상의 손님이 많았던 과거에 비해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스타일을 주문하며 수선을 맡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중화산동에 사는 주부 정현수씨(56.여)는 "박스 형태의 남편과 아이들 정장 웃도리를 최신 유행하는 허리 라인을 잡아주기 위해 수선을 맡겼다"며 "이렇게 수선하는데 1만원 안팎이면 되니 돈이 크게 절약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혜경씨(21.여) 역시 "오래된 청바지를 치마로 리폼하기 위해 수선을 맡겼다"면서 "새옷을 구입할 경우 아무리 싸도 4∼5만원정도 하지만 몇 천원이면 새옷처럼 고쳐지기 때문에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많은 친구들이 수선을 맡기거나 자신들이 직접 배워 수선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수십만원을 호가하며 매년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교복의 경우도 간단한 수선이 덧고침을 맡기는 일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수선점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전언이다.

구두 수선집도 뒷 굽을 갈거나 징을 박는 손님들이 발을 잇고 있다.직장인 김세진씨(31.여)는 "비싼 가격을 주고 산 구두의 경우 닳은 뒷굽만 교체해주면 오히려 새 신발보다 편하게 오래 신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며 "수선을 하며 오래 신는 신발의 은근히 변하는 색이 오히려 세련되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신동에서 구두병원을 운영하는 최일섭씨(48)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물론이고 젊은이들도 구두 수선을 맡기는 일이 크게 늘었다"며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심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 놓았다.

박원기기자 wgpark@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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