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청와대에 '과장 보고'

2009. 4. 29. 08: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충주댐 평상시 수위 140m…남한강~낙동강 연결땐 일석이조 효과"

수공쪽 "지난해 평균 125m…사실과 달라"

시민단체 "대운하 장단에 맞춰 급조" 비난

 경북도가 청와대에 남한강 물 낙동강 끌어오기 사업을 건의하면서 일부 과장된 보고자료를 근거로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도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합동 보고대회'에서 "충주댐∼문경 경천댐 31㎞ 구간을 도수로로 연결하면 낙동강 수량 확보와 남한강 홍수 예방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경북도는 "남한강 수계의 충주댐 수위는 '평상시에도 홍수위인 145m에 육박하는 140m 정도'로서 비교적 수자원에 여유가 있는 반면, 낙동강 수계는 4대강 중 가장 소우지역으로 연중 1억7천만t의 용수가 부족하고, 4∼5년 주기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계 연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도는 이를 근거로 약 5천여 억원의 사업비가 드는 남한강-낙동강 수계 연결을 위한 도수로 공사를 청와대에 건의했다.

 하지만 <한겨레>가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 쪽에 확인한 결과, 댐 건설 이후 지난해까지 충주댐의 평균 수위는 127m에 그쳤다. 평상시 수위가 140m라는 경북도의 기본전제가 사실과 크게 차이가 나 결과적으로 경북도가 과장보고를 한 셈이다.

 충주권관리단 쪽은 "지난해 충주댐의 평균수위는 약 125m였고, 물이 비교적 많은 9, 10월에도 130m정도며, 평소엔 120m를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경북도의 평시수위 140m 주장의 근거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시 이중갑 부시장도 "충주댐도 물이 없어 바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데 넘겨줄 물이 있을 지 모르겠으며,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료를 만든 경북도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연구회 자료와 충주권 관리단 쪽 자료를 이용해 만들었으며, 평상시 수위가 140m라는 것은 물이 비교적 많은 6월21일∼9월20일 기간의 평균을 얘기한 것"이라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하지만 경북도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에는 충주댐'상시 만수위 (6월21일∼9월20일) 141m'라고 기록돼 있어 결국 이 관계자가 상시 만수위를 그 시기의 평상시 수위로 잘못 알고 자료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시 만수위는 비홍수기에 그 댐이 담을 수 있는 상한 수위로 평상시 수위와는 다르다. 해당 참고자료에 '홍수기 제한수위 138m'라고 돼 있으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 사무처장은 "지자체들이 정부의 대운하 장단에 맞춰 충분한 검토없이 춤을 추다 생긴 해프닝"이라며 "앞뒤 가리지 않고 급조된 날림 프로젝트를 내놓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