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새 모습으로 팬 유혹하는 美동부 메이저리그 구장들

윤시내 2009. 4. 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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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라델피아=뉴시스】지난 4월 셋째 주는 뉴욕 등 미 동부의 한인 야구팬들에게 특별한 주간이었다. 메츠의 시티필드와 양키스의 뉴양키볼파크 등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든 역사적인 새 구장의 개장을 13일과 16일 잇따라 접했으니 말이다.

새 구장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지만 공교롭게 메츠와 양키스 두 구단의 상대팀에 한국인 선수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메츠는 백차승의 샌디에이고와, 양키스는 추신수의 클리블랜드와 맞붙어서 한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게다가 19일에는 필리스 유니폼으로 새 옷을 입은 '영원한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첫 홈경기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려 한인 팬들은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다.

미 동부 한인 팬들로서 안복(眼福)이 넘친 4월의 황금 주간, 세 구장의 다양한 표정들을 사진과 함께 돌아본다.

◇ 시티필드 거대한 홀 로비 관중 압도정부 구제금융을 받는 시티뱅크가 무려 4억 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이름 사용권을 획득했다는 사실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던 시티필드는 메츠 구단의 일부 직원이 개막을 앞두고 한인사회 등 아시아 커뮤니티를 차별하는 듯한 행동으로 구단주가 공식 사과하는 등 소동도 있었다.

사실 메츠는 플러싱을 연고로 하는데다가 과거 '나이스 가이' 서재응의 활약으로 한인들에게는 프랜차이즈 팀처럼 사랑을 받는 팀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외국 선수 스카우트는 히스패닉계에 치중, 한인 팬들이 다소 뜨악한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그러나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표현처럼 메츠의 실수가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를 더욱 의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마침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선전으로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티필드는 이전의 셰이 스타디움과는 달리 다소 고전적인 형태로 디자인, 외관은 아치형 창문으로 꾸몄다. 정문 입구로 들어서면 큰 성당을 들어선 것처럼 높은 천정과 거대한 홀이 입장객을 압도한다. 동시에 수백 명이 드나들 수 있게 입구를 여러 개 만들어 관중의 입퇴장을 빠르게 했다.

가운데 에스컬레이터 뒤편에는 흑인 최초로 메이저리거가 된 재키 로빈슨를 기념하는 숫자 42의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 시선을 끌고 있다. 42번은 로빈슨의 넘버로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바 있다.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도 42라는 숫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관중 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좌석에 대한 접근성이 좋고 매점이나 음식점에서 이용을 하다가도 경기장이 보이는 공간들이 있고 금세 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 먹느라고 경기를 못 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영원히 사라진 셰이 스타디움을 아쉬워하는 메츠 팬들에 비하면 양키스 팬들은 훨씬 행복한 셈이다. 옛 구장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1923년 지어져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야구팬들과 함께 86년간 영욕을 함께 한 양키스 구장은 역사보존물로 관리되고 있다.

◇ 초호화 스타디움 뉴양키 볼파크옛 구장 바로 맞은편에 뉴양키 볼파크가 들어선 이후 '쌍둥이 구장'이 나란히 자리하게 돼 더 특별한 지역 명소가 될 전망이다. 2006년 8월16일 매콤즈 댐파크 자리에서 착공식을 한 새 구장은 2년8개월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총 비용은 15억 달러로 시티필드의 8억5000만 달러의 두 배 가까운 엄청난 금액이다.

뉴양키 볼파크는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디움으로는 영국의 웸블리 축구장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경기장이 됐다. 2007년 오픈한 웸블리 스타디움은 9만 명을 수용하는 대경기장으로 총 15억7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됐다.

뉴양키 스타디움이 5만2000여 석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단위 면적당 비용은 뉴양키 볼파크가 훨씬 호화로운 셈이다. 뉴양키 볼파크는 1만1000개의 인디애나산 석회암과 화강암이 사용됐다.

부자 구단이 지은 호화 경기장답게 종전 프라이비트 관람석인 럭셔리 스위트가 19개에서 56개로 약 3배나 늘었다. 양키 스타디움의 티켓 가격은 극과 극을 달린다. 가장 싼 것이 5달러인 반면 가장 비싼 것은 2600 달러가 넘는다.

외야 한쪽에 마련된 5달러짜리 좌석은 그러나 가운데에 돌출된 모히간선 스포츠바로 일부 좌석들이 우익수가 뛰는 그라운드 일부가 보이지 않는다. 싼 게 비지떡인 셈이다. 가장 비싼 좌석은 홈플레이트 뒤편에 있는 17B~22열의 100개 좌석으로 2500달러에서 2625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일부 최고급 티켓이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양키스는 4월16일 클리블랜드전에서 4만8000여 석이 팔려 실제로는 4000석이 남았지만 스폰서 티켓을 카운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진'으로 발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성 돋보이는 필리스 구장뉴욕의 새 구장 두 곳을 이미 취재한 터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파크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많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호화 스타디움에 익숙한 눈으로 필리스 구장이 좋아 보일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 시티즌스 뱅크파크는 뉴양키 파크와 시티필드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물론 외관은 뉴욕의 두 구장에 비해 옹색한(?) 편이었지만 나름대로 개성적인 미관이 돋보였다. 일단 주변에 NFL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홈구장 와코비아 센터가 있는 스포츠 콤플렉스에 같이 위치해 스포츠팬들의 파라다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시티즌스 뱅크파크는 정문과 1루, 3루 출입구에 각각 과거 스타들의 조각상을 설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정문에는 필리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명 캐스터로 이름을 날린 해리 칼라스의 조각상이 많은 꽃다발에 둘러 싸여 있었다.

시티즌스 뱅크파크는 2004년 4월3일 이전에 있던 베테랑스 스타디움을 허물고 새로 지은 것이었다. 아직 5년밖에 안 된 것이기 때문에 새 구장이나 진배없었다. 베테랑스 스타디움은 야구와 풋볼을 겸하는 다목적 경기장이었다.

건설 당시 땅을 깊게 파고 들어가 덕아웃과 클럽하우스는 지표면 이하에 있었고 걸어 들어가면 스탠드 중하단과 이어졌다. 관중들이 움직이는 동선마다 공간이 터져 있어 구장 안이 들여다보이는 것은 뉴욕의 두 구장과 마찬가지였지만 외야를 또 다른 놀이공간으로 디자인한 것은 훨씬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개의 구장들이 외야보다는 내야에 치중한 설계를 하는 반면 필리스 구장은 외야에도 상당한 정성을 들여 공원 겸 신명난 장터처럼 차별화를 꾀했다. 다운타운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살리기 위해 전광판을 3루 방향에 설치했고 담장 가운데는 조경으로 공원화했다.

내야의 고급 관람석인 스위트 클럽과 식당 등에는 야구공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였고 프레스박스는 운동장이 한눈에 보이는 넓은 창이 인상적이었다.

메츠의 홈런이 터지면 솟아오르는 '빅애플' 모형처럼 시티즌스 뱅크파크에는 '자유의 종(Liberty Bell)'이 홈런과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점멸돼 관중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노창현 특파원 robin@newsis.com※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28호(5월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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