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관찰탐구대회 보고서' 어떻게 쓸까?

[한겨레] [이주의 교육테마]

세부 탐구주제 결정하고 야외 관찰결과 기록

검증하고픈 가설 만든 뒤 실험방법 설계해야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 전시, 과학 체험전뿐 아니라 과학 글짓기, 과학 포스터 그리기, 고무동력기 대회 등 크고 작은 과학 대회들이 많이 열린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대회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자연관찰탐구대회다.

자연관찰탐구대회는 어떤 대회일까?

자연관찰탐구대회는 학생들이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대회다.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협동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가설을 세운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창의력, 문제 해결력뿐 아니라 협동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까지 기를 수 있다. 이 대회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자연현상과 사물의 관찰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자연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해 자기주도적 탐구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전국 각 지역의 예선을 거쳐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선 지정된 지역에서 자연현상에 대한 제시된 주제를 관찰·탐구하여, 그 과정과 결과를 보고서로 제출한다. 학생들은 관찰 계획부터 보고서 제출까지의 전 과정을 평가받게 된다.

탐구보고서는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2008학년도 자연관찰탐구 전국대회 초등학교 문제인 '양재 시민의 숲에 사는 초본류를 중심으로 식물과 환경 사이, 식물과 다른 생물 사이에 나타나는 관계에 대한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하시오'라는 주제로 탐구보고서 작성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 문제에서는 '실험 설계'까지 작성하도록 제시되었다. 따라서, 자연관찰탐구대회의 탐구보고서는 '주제'→'실험 전 관찰 결과'→'가설'→'실험 설계'의 순서로 작성한다. 마지막에 이 대회를 통해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 등을 추가로 적어도 좋다.

'주제'에는 문제에서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탐구할 내용과 관련된 세부적인 주제를 작성하면 된다. 예를 들면, '초본류와 상호 관계를 맺고 있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아본다' 등이다. '토끼풀의 생장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은 무엇이 있을지 알아본다' 같은 구체적인 실험 대상을 포함해도 좋다.

'실험 전 관찰 결과'는 문제를 발견해 탐구 가설을 설정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에 적합한 관찰 지역을 정하고, 비교 관찰을 위한 식물군을 찾아내야 한다. 관찰 대상을 정했다면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등의 다섯 감각과 돋보기, 온도계, 자 등의 간단한 관찰 도구를 이용해 관찰을 하게 된다. 이때 관찰한 사실을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미 학습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이나 관찰 사항에 대한 느낌 등으로 보고서를 채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찰할 때는 '일조량'이나 '습도' 등 그 자리에서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값에 대해서는 '동공의 크기'나 '낙엽이 부스러지는 정도' 등 객관적으로 비교 가능한 대상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조작적 정의 능력도 요구된다. 관찰 결과는 표나 그림으로 보기 좋게 나타내는 것이 좋다.

'가설'에는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현상 사이에 숨어 있는 관계를 파악해 문장으로 적는다. 가설은 독립 변인(원인)과 종속 변인(결과)이 포함돼야 하며 '~ 하면 ~할 것이다'의 형태로 작성한다. 예를 들면, "일조량이 많으면 식물이 잘 자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다면 '일조량'이라는 독립 변인이 '식물의 생장'이라는 종속 변인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실험 설계'는 가설을 증명할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실험을 설계할 때는 실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독립 변인 이외의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에 필요한 준비물과 변인 통제를 포함한 실험 방법을 적어야 하며, 실험 방법에는 그림을 이용해 정교하게 나타내주면 좋다. 실제로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는 계획한 실험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 실험 결과까지 적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는 주어진 문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관찰 결과만을 원할 때도 있고, 실험 설계까지를 원할 때도 있다. 또, 실험 결과까지를 원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연관찰탐구대회를 준비하려면 틀이 짜인 보고서 양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단계까지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 사실 그대로 적을 수 있는 탐구자의 '정직한 태도'가 필요하다.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누리집(www.kofses.or.kr)에서 기출문제와 수상작을 확인할 수 있다.

강연경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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