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중 나홀로 상승, 분당 강세 심상찮네

2009. 4. 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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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 발 가격상승 기조에 분당 역시 저가매물 위주로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등 모처럼 '버블세븐' 이름값을 하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돼 일부에선 '바닥을 쳤다는' 말까지 거론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기 신도시 5개 지역의 연초대비 매매가 변동률은 분당이 0.24%로 단독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중순경부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을 꾀하기 시작한 것. 주로 중소형 위주로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면서 전반적인 매물가격의 하한선이 상향 조정됐다.

반면 나머지 산본(-1.18%), 일산(-1.19%), 중동(-0.77%), 평촌(-0.80%)은 모두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전반적인 경제침체와 더불어 예년과는 다른 썰렁한 봄 이사시즌이 연출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 같은 분당신도시의 가격 회복 신호탄이 본격화된 것은 2009년 1월 말부터다. 1월 초부터 시작된 강남 아파트 일대 가격 상승세는 재건축 위주로 번진 탓에 분당 내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판교신도시 입주마저 맞물리면서 매물출시가 줄을 잇자 가격 하락세는 더욱 깊어만 갔다. 하지만 지난 1월21일 판교 내 중대형 마지막 청약물량인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이 평균 27.8대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가 마감되면서 분당의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기 신도시의 예상 밖 청약광풍에 1기신도시인 분당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건축 규제완화의 바로미터 격인 강남, 송파일대의 상승행보가 나타난 1월 초에 비해 분당은 약 3주 가량 후행하며 호가상승을 이어갔다. 이후 급매물 소진과 호가 상승을 이어가며 봄 이사철이 진행돼 3월 초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봄 이사시즌이 마무리되는 3월 말부터는 한차례의 저가매물 소진 후 호가 상승으로 매수인과의 거래 희망가격차이가 벌어지며 거래가 불발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반면 반짝 상승세에 급매물을 찾는 투자수요 및 실수요자들의 발길은 꾸준한 편. 하지만 로얄층 매물은 이미 바닥 난 상태다.

서현동에 위치한 R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강남아파트가 오르면서 이곳도 예전 가격으로 곧 회복되리란 기대감에 투자수요자들의 발길이 꾸준한 편"이라며 "하지만 매도인과 매수인간 가격 조정 눈치보기가 심해 거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현동 시범현대 69㎡(21평형)는 연초 3억2000만~3억8000만원에서 4개월 동안 4250만원 가량이 상승해 3억5000만~4억35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지난 1~2월 사이 급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이후 3월 들어서는 매수세가 수그러들어 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이 2009년 들어 급매물 소진과 호가 상승을 반복하는 분당신도시의 가격 움직임에 일부에선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 시장에 국한된 주택경기 회복에 분당 집값이 대세상승으로 이어질지, 반짝 상승에 머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리인하 등의 각종 경기부양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기지표의 회복 없인 단기 급등에 그치리라는 것. 야탑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모두 빠진 현재는 '바닥 다지기'라고 볼 수 있다"며 "추격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는 한 대세상승은 어렵겠지만 급매물 출시가 이어진다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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