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 첫 시의원 도전 정승진씨 통합소수계 후보 돌풍

노창현 2009. 4. 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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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한인 1호 뉴욕시의원에 도전하는 정승진(45) 전 청년학교 회장이 소수계를 아우르는 통합후보의 가능성을 높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승진씨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시 20지역구 시의원 출마를 선언,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돌입했다. 한인들과 중국계가 밀집한 플러싱을 중심으로 한 20지역구는 중국계인 존 리우 시의원의 아성이었지만 리우 시의원이 뉴욕주 감사원장에 출마하기로 함에 따라 오는 9월 예비선거를 앞두고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 한인사회는 이미 1명의 시장과 2명의 시의원을 탄생시킨 뉴저지와 달리 지금까지 한 명의 선출직 정치인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들은 정승진씨를 비롯, 또다른 한인 후보 론 김(김태석), 중국계에서 옌처우, 제임스 우 후보가, 백인 후보 아이작 세손, 콘스탄틴 카바다스 등 6명에 이르고 있다.

정승진 후보는 뉴욕의 대표적인 이민단체인 '청년학교'에서 20년 간 활동하면서 이민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 선 주인공이다. 최근까지 청년학교 회장직을 수행하며 이민자 행사 때마다 전면에 나서 카리스마 넘치는 명연설로 군중들을 사로잡았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위해 헌신한 그의 노력을 말해주 듯 그는 캠페인 초반부터 인종과 커뮤니티를 초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의원 출마 선언장 분위기도 여타 후보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가 출마 선언을 한 곳은 19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플러싱의 흑인교회 마세도니아 처치였다.

이 자리에는 이세목 뉴욕한인회장과 임형빈 경로센터 회장 등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들은 물론, 중국계와 동남아계, 흑인. 백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자리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튿날 중국계 언론에서는 정 후보를 들어 "오바마와 같은 후보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출마 선언장의 모습 자체가 인종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승진 후보는 이날 선언식에서 "그 동안 소수계 이민자들이 뉴욕시에 막대한 세금을 내고 있음에도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뉴욕시의 사회적 정의를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혀 250여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끌어냈다.

플러싱을 한인 밀집지역이라고 하지만 인구 구성으로는 아직 10%에 불과하다. 다만 중국계의 유입으로 아시아계는 전체적으로 39%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류는 47%인 백인이다. 게다가 유권자 비율로 보면 백인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플러싱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으려면 한인사회의 압도적 성원을 바탕으로 다민족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

정 후보가 출마를 결심한 것은 존 리우 의원의 감사원장 출마를 계기로 플러싱에서 반이민 성향을 가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후보는 과거 선거에서 '아시안 후보에 표를 주지 말라'는 인종차별적 홍보물을 돌려 물의를 빚은 장본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민자 그룹을 중심으로 타민족과 함께 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이상적인 후보로 정 후보가 적극 추천됐다는 후문이다. 출마 결심을 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정 후보는 집에서 일단의 유권자들과 만나는 '하우스 파티'를 중국계와 라티노계 등에서 앞다퉈 주관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뉴욕시의원 숫자는 총 51명이지만 아시아계는 중국계인 존 리우 의원, 단 1명에 불과하다. 인구 비례로만 따져도 아시아계가 최소한 5명은 되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시아계의 정치파워는 너무도 미약한 셈이다.

정승진 후보는 '통합의 리더십. 경제회생의 리더십, 공동번영의 리더십'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그는 지역사회의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일만 한다면 이민자와 비이민자의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종 간에 제대로 화합하는 모델 케이스가 되기 위해 우선 그가 해야 할 일은 모금활동이다. 워낙 준비기간이 짧아 아직 제대로 된 펀드레이징을 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계 후보 두 명은 각각 20만 달러와 10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아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임하고 있다.

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송정훈 전 뉴욕지구한인보험협회장과 홍정화 뉴욕이민자연맹 사무총장, 제니퍼 김 변호사 등 3인이 공동후원회장으로 위촉돼 본격적으로 후원체제를 구축했다. 홍정화 총장은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함께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3인중 한 명으로 선정된 인물이기도 하다.

정 후보의 캠페인 본부는 "중국계 등 다른 후보들은 각각의 커뮤니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정 후보는 다르다. 인종 간에 화합하는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이민생활 23년을 맞은 정승진 후보는 "시의회에 진출하면 이민코커스를 만들어 연방의회로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한인사회의 굳건한 지지없이 타민족 커뮤니티의 지지를 호소할 수는 없다"며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 관련 사진 있음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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