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난곡에서 산 5년 반 세월이 '똥파리'의 시작"

2009. 4. 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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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똥파리' 언론시사회 열려"철거촌인 난곡에서 5년 반을 살았어요. 그 시절 느낀 것들을 '똥파리'의 시나리오에 담았습니다."

로테르담 영화제와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도빌아시안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주연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똥파리'(감독 양익준, 제작 mole film)가 3일 오후 2시 서울 선재센터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고 국내 언론에 첫 선을 보였다.

영화의 각본, 연출, 주연 등 1인 3역을 맡아 화제의 중심에 선 양익준 감독은 "영화 학교를 다닌 적도 영화에 대해 공부한 적도 없다. 이 영화는 줄거리나 트리트먼트가 없었다. 난곡에서 5년 반을 살았다. 그 집이 극 중 여주인공의 집으로 실제 촬영됐는데 내 주변 환경 속에서 느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똥파리'는 아픈 가족사를 지닌 용역 깡패 상훈(양익준)과 어머니를 여의고 분열증을 지닌 아버지와 깡패 남동생을 둔 여고 3년생 연희(김꽃비)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서 삶의 희망을 발견해 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양익준 감독은 제목을 '똥파리'로 지은 것에 대해 "영화에 등장하는 용역 깡패 상훈이나 어려운 상황의 연희는 사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변에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인물들이다. 피하고 싶은 아웃사이더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매우 외로운 존재이고 연민이 가는 사람들이다. 언젠가 뉴스에서 어떤 노인이 자기를 '똥파리'라고 부르는 다른 노인을 살해한 사건을 봤다. 거기서 제목을 연상했다"고 밝혔다.

극 중 대화의 1/3 가량이 욕으로 이뤄 질 정도이고 양 감독 자신이 연기한 상훈의 대사 중 상당 부분에 '**놈아'라는 욕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실제로는 욕을 그렇게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다. 해외 영화제의 반응들 중 재미있는 것이 해외 관객들은 '**놈아'를 그냥 상훈이 감정 표현을 하는 어떤 도구라고 받아들이더라. 영화제 기간 중 외국 관객들이 나를 만날 때마다 '**놈아'라고 불러 줘 재미있었다"며 "상훈은 세상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못 배우고 자란 사람이었기 때문에 욕지거리와 폭력을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자비로 제작비의 일정 부분을 충당하기 위해 전셋집을 두 번이나 뺐던 경험에 대해 "실제 내가 살던 난곡의 반지하 전세방을 극 중 연희가 사는 집으로 설정해 촬영했다. 연희 집 분량의 촬영이 끝나고 바로 방을 뺐다. 방 뺀 일 보다 더 힘들었던 건 다음날 촬영비가 모자라 30만원을 꿔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 10명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촬영 준비보다 돈 꾸는 전화를 하느라 더 바빴다"며 웃음 지었다.

극 중 포장마차 철거 장면 등에서 용역 업체 직원들의 모습이 세세하게 묘사된 것에 대해 "특별히 용역업체 등에 대해 조사한 적은 없다. 그런 장면들은 다 살면서 내가 보아 온 모습이다. 나는 특별한 역사관도 없고 별로 사회적인 사람도 아니다. 대학가 데모를 철거하는 장면도 그냥 내 눈에 띈 것들을 자연스럽게 담은 거다. 사회상을 특별히 담으려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막장인생을 살아가는 상훈이 연희로 인해 세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가지는 스토리에 대해 "사실 나는 사화에 대해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사회에 대해 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상훈이를 엔딩까지 나쁜 놈으로 몰아갈지 고민하면서 시나리오를 쓰는데 어느새 나 스스로에게 화해의 마음이 생겨났다"라고 말했다.

'똥파리'에는 양익준 감독 외에도 김꽃비, 이환 등이 주연을 맡았다.오는 4월 16일 개봉한다.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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