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X', 일드 '갈릴레오'와의 함수도 관심 끌어

2009. 4. 2. 10: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컷뉴스 영화팀 심수진 기자]

'용의자 X의 헌신'은 동명의 일본소설이 원작인 일본산 영화다. 또 일본 드라마를 스크린에 옮긴 일본산 영화이기도 하다. 두 가지 관점에서 모두 이 영화는 볼 만한 작품이다.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산 영화'인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란 정보가 많이 알려져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일본드라마를 스크린에 옮긴, 일본산 영화'로서의 의미는 일본 드라마 마니아 정도를 제외하고 크게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일본 드라마 '갈릴레오'를 스크린에 옮겼다는 사실은 결코 소홀히 지나칠 부분이 아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이 호감 가는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에는 '갈릴레오'팀이 영화에 적잖게 투입된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2007년 4분기에 방송된 '갈릴레오'는 '게츠쿠'라 불리는 '후지 TV 월요일 밤 9시 드라마'였다. 일본의 간판드라마 시간대이자 골든타임 드라마 시간대의 작품이었다는 얘기다.

국내 '일드' 마니아들이 공통으로 거쳐간 '롱 베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히어로'등의 명작들 상당수가 '게츠쿠' 출신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이 게츠쿠의 명성도 2000년도 이후엔 주춤했다.

후지 TV의 자존심은 구겨진 정도가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갈릴레오'는 평균 20% 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역대 인기작들의 시청률과 비교한다면 눈에 띄는 수치가 아니지만, 당시 전체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던 일본 방송계 상황에선 화제가 될 만했다.

'갈릴레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이었다. 그의 단편 소설집 '탐정 갈릴레오'와 '예지몽'에 있는 에피소드를 각본에 녹였다. '갈릴레오'의 각본은 후쿠다 야스시와 후루야 오쇼가 담당했다.

후쿠다 야스시의 경우, '히어로', '우미자루 에볼루션' 등 수많은 히트작을 집필했다. 그는 어떤 전문 소재를 다루어도, 인간적인 정서를 굉장히 잘 버무리는 장점을 지녔다. 따라서 '용의자 X의 헌신'의 각색을 그에게 맡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영화에서 추리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이시가미'와 '유카와'라는 두 남자 주인공이 보이는 인간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오'의 메인 연출을 맡았던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미녀 혹은 야수', '하얀 거탑', '라스트 크리스마스'등을 만든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단순한 추리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정서도 포함된 것이 매력

니시타니 감독도 전문 소재 이야기 속에 인간적인 정서를 잘 스미게 하는 장점을 지녔다. TV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그는 2005년 영화 '현청의 별'을 내놓아 괜찮은 흥행 성적도 거두었다. 이어 두 번째 영화로 '용의자 X의 헌신'에 도전한 것이다.

드라마 '갈릴레오'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가 열혈 여형사 '우츠미 카오루'와 함께 얼핏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사실 과학적인 해답이 숨어 있는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내용이다.

후쿠다 야스시 작가와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은 이 기본적인 틀을 '용의자 X의 헌신'에 그대로 적용했다. 출연 배우들도 그대로 데려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에선 '우츠미 카오루' 형사는 없는 인물이다. 대신 남자 형사 '쿠사나기'가 등장한다.

그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와 대학 동창인 동시에 '용의자X'인 '이시가미'와도 마찬가지다. '쿠사나기' 형사는 '이시가미' 집에 날아온 우편물에 자신이 나온 대학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그를 눈 여겨 보게 된다.

말하자면 '쿠사나기'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란 얘기다. 그것을 영화는 간과하지 않았다. '쿠사나기' 형사는 소설에서처럼 메인 인물은 아니지만 주인공 여형사의 선배 형사로 등장해 사건을 함께 풀어간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갈릴레오'의 스크린 버전인 탓에 '갈릴레오'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할 등장 인물들의 관계도나 도입부 장면 등이 있다. 특히, 일본드라마가 팬서비스 차원에서 만드는 스페셜 드라마까지 '갈릴레오'는 만들었다.

2008년 10월 4일, '용의자 X의 헌신'이 개봉하는 날 '갈릴레오 제로'란 1부작 스페셜 드라마도 TV에서 방송됐었다. 정리하자면 '갈릴레오'에서 '갈릴레오 제로'로, 이것이 다시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이어지는 구도다.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전, 드라마를 꼭 봐야 될 필요가 있는 건 아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에 무게감을 더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용의자X'인 '이시가미'의 외적인 이미지가 다르다는 점, '이시가미'가 사랑한, 불행한 운명의 여인 '야스코'가 도시락 가게 점원에서 도시락 주인으로 지위가 상승한 점 등 소소한 것을 빼놓고, 이 영화는 소설의 숨결을 그대로 옮겼다.

한편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에서는 지난 해 10월 개봉돼 4주 연속 일본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4월 9일 개봉한다.lsy@dailynocutnews.co.kr

'용의자X', 두 천재가 벌이는 '특별한' 살인 사건

'용의자X'와 '매란방', 음악 대결도 눈길

자살 일본 배우 유작 '용의자 X', 소설·드라마·영화의 상관관계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