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MB 대리의 '돌+아이 인생'

최종일 기자 2009. 3. 3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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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인터뷰] 해태제과 마케팅부 김준태 대리]#1. 2003년 해태제과 신입사원 2차 면접 장소. 한 임원이 지원자에게 질문했다. "카드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원자는 머리가 하얘졌다. 미리 단변을 준비하지 못한 것.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땅콩으로 버무린 튀김과자~" 순간 적막이 흘렀다. 그 지원자는 목소를 한층 높였다. "김성한 선동열 이종범...일어나라~ 해태 파이팅!" 며칠 후 그의 이름은 합격자 명단에 있었다.

#2. 2007년 이 회사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한강 걷기 축제'를 진행했다. 무박 2일로 백리를 걷는 행사. '괴짜' 직원은 행사 후 무대로 불려 나갔다. 노래를 한 곡 부르다 가사가 기억나지 않자, 그는 춤으로 대신했다.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어 마이크를 든 그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여기 오고 싶은 사람 있어요? 힘들어 죽겠죠?" 직원들은 포복절도했고, 함께 한 임원들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방송한 '돌아이 콘테스트'에서 최종 12인에 당당히(?) 들어 화제가 됐던 김준태(35ㆍ사진)씨 일화다. 독특한 개성으로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을 뽑는 이 콘테스트에는 약 500명 430여개 팀이 참가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화제가 됐던 이명박 대통령의 국밥집 광고를 패러디한 UCC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했다.

방송 후 해태제과 마케팅부 대리로 근무하고 있는 김 씨는 사내에서 스타가 됐다. 그를 보는 직원들 얼굴에는 자연스레 웃음꽃이 핀다. 복도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지나치며 한 번 더 돌아볼 정도로 인기인이 됐다. 난감한 일도 많다. 퇴근길에 여고생들이 "저 사람, 돌아이 아니냐"며 달려와 싸인을 요청한 일도 있었다.

회사는 이런 그를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분위기여서 그의 방송 출연을 회사에서도 반겼다고. 그는 팀장에게 보고하고, 하루 월차를 내고 콘테스트에 참가했다.

하지만 그가 모두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방송 후 며칠간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고. "와이프가 국립국악원 단원으로 있으면서 대학에 출강을 하는데, 제자들이 방송을 보고 알려줬나 봐요. 다음날 집에서 무표정으로 방송을 보는 거예요. 그리곤 아무 말 없이 울더라고요. 한동안 가시방석이었죠."

사실 그는 과거에 개그맨의 꿈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체육학과를 다녔던 대학시절, 부친이 보증을 잘못 쓰는 바람에 집안이 풍비박산나면서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당시, 부친의 말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언젠가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네가 그렇게 웃기고 싶으면 대중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웃기는 것도 행복한 것'이라고요."

학창시절 사고뭉치였다는 그는 대학시절의 고생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직장 내에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경영대학원을 다니며 논문을 썼고, 또 그가 낸 아이디어로 출시된 쵸코볼 제품의 매출이 얼마 전 2배의 매출 신장을 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공부를 더 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학창시절 공부는 뒷전이었지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잘 살고 있는 그의 경험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것. "학창 시절에는 항상 일등만 돼 라고 하잖아요. 일류대학 나와서 일류 직장을 다니는 것만 얘기만 해요. 하지만 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반에서 20등에서 50등까지 한 학생들이라고 봐요. 그들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해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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