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다시 꽁꽁 얼어붙나

2009. 3. 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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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회복기미를 보이던 아파트 거래가 다시 위축되고 있는 것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규제완화 지연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 위축은 가격 하락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거래를 꽁꽁 묶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동맥경화 풀리는 듯 하더니" = 아파트 거래시장도 분양시장만큼이나 찬바람이 계속됐다. 사고 싶어도 사기가 어렵고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동맥경화가 지속됐다.

다행히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거래시장은 회복되는 듯 했다.지난달 아파트 실거래 신고건수가 2만8천741건으로 1월(1만8천74건)보다 59%나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작년 7월(3만8천804건)이후 최고 많은 건수였다.

물론 예년 평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 월 3만-4만건의 거래가 이뤄졌었던 것과 차이가 있었지만 작년 말까지 꽉 막혀 있었던 거래가 새해 들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달 들어 아파트 거래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것은 거래시장의 숨통이 다시 닫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월 넷째주에는 전국에서 9천741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됐으나 3월 둘째주에는 7천365건으로 뚝 떨어졌으며 특히 같은 기간 강남 3구(378건→181건)의 경우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강남 아파트값 다시 하락하나 = 아파트 거래가 다시 위축되는 것은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파트값은 미분양주택 급증, 매수심리 위축, 세계경제 회복 불투명 등의 요인이 작용하면서 하락추세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정부의 공식 조사로 활용되고 있는 국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집값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이런 와중에도 지난달 과천, 강남 등지에서는 상승세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과천이 1.0% 올라 25개월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표시됐고 서울 강남구도 9개월만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천구, 송파구 등 2006년 버블세븐으로 불리며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지역도 지난달에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온 각종 규제완화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재건축 용적률 법적한도 허용, 제2롯데월드 조건부 허용, 한강변 초고층 건설 등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면서 거래를 늘리고 가격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규제완화 지연에 매수심리 다시 위축 = 그러나 3월 들어 아파트 거래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도 오래가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거래가 다시 위축되고 있는 데는 세계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집값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또 정부가 발표했던 각종 대책이 별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하고 있으며 지난달 갑작스레 과도한 폭으로 집값이 오른 데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의 경우 투지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지연되고 있는 게 추가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작년 말부터 정부의 공식 입장이 됐으나 아직까지도 정부는 "해제하기로 한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만 되뇌일 뿐 구체적으로 언제 해제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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