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두시탈출 컬투쇼'의 매력은? 無대본·有참여가 주는 '자유본능'

2009. 2.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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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세연 기자]컬투 정찬우, 김태균의 개그쇼 '컬투쇼'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내는 청취자들의 귀를 살살 간지럽힌다. 24시간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 유독 튀는 '두시탈출 컬투쇼'.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개성 있는 콘셉트의 다양한 음악 및 토크 프로그램들이 청취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SBS 파워FM(107.7Mhz) '두시탈출 컬투쇼'는 동시간대 청취율 1위는 물론 현 라디오 음악FM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입담보다 음악만을 원한다면 아무래도 주파수를 돌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 매일 두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웃음보를 자극하는 '두시탈출 컬투쇼'는 졸린 오후, 청량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 "'두시탈출 컬투쇼'는 영화 '라디오스타' 같은 방송"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목동사옥 지하 1층 스튜디오는 시종일관 웃음바다였다. 단체 방청객 특집 주간을 맞아 방청객으로 선정된 기자들 역시 타 방청객들과 함께 삼삼오오 둘러앉아 '두시탈출 컬투쇼'를 웃고 즐겼다.

스튜디오 책상 앞에 소담스럽게 놓여있는 '컬투 짱', '무한컬투♥'라고 써있는 작은 플랫카드가 '두시탈출 컬투쇼'의 가족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엿보게 했다. 실제로 노래나 광고가 나가는 동안에도 김태균은 시종일관 방청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몸에 밴 팬서비스를 실천하고 있었다.

이날 단체 방청객으로 에어로빅 동호회, 살사댄스 동호회, 비보이팀 등이 초청된 가운데 '자유인' 컬투의 분위기에 맞게 방청객 역시 자유인으로 거듭났다. 컬투도 모르던 사이 미리 준비해 온 의상을 갈아입고 스튜디오 앞에 나선 방청객 대표들은 자신만의 장기를 보여주며 '보는 라디오'를 '댄스 라디오'로 바꿔 놨다.

노래가 나가는 동안 김태균은 멋진 댄스 실력을 보여준 방청객으로부터 살사 댄스를 배우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천연덕스럽게 몸을 흔들기도 한다. 방송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쇼'에 가까웠고,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보기에)일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진다.

방청객들은 컬투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도, 문자 전송 등 딴 짓을 하기도, 하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이 자유 그 자체. 기본을 지키는 매너만 있다면 누구 하나 행동을 저지당하지 않는다. "동네 마을 회관 잔치 분위기"라는 '보는 라디오' 청취자의 표현이 딱이다.

◆ "대본? 있어도 안 봐요 우린."

여기서 궁금한 점. 과연 컬투쇼에도 대본이 있을까? 물론, 없다. 다만 두 사람의 예리한 개그 본능만이 살아있을 뿐이다. 그때그때 바로바로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만 해도 2시간이 모자란다. 같은 사연을 읽어도 재미있게 읽는 재치와 순발력에서 두 사람의 본업이 개그맨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 훔쳐본 큐시트에는 프로그램 진행 상황과 방청객에 대한 기본 정보 등만 적혀있지 실제 방송에서 그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어떤 말들도 대본이 아닌 그들의 '터질듯한'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거침없는 말빨의 소유자답게 사연에 대한 컬투의 신랄한 평가도 빼놓을 수 없다. 컬투는 시청자 사연을 거침없이 읽어 재끼고, 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자칫 맘 상할 수도 있을법한데 2년6개월 동안 올라온 사연만 해도 무려 22만 건에 달한다. 비단 웃음뿐만 아니라 사연을 통해 삶을, 사람 냄새를 느끼고 배운다. 설사 그 사연이 재미가 없어 구겨질 지라도.

이날 소개된 사연은 유독 재미가 없다는 평이 나왔고, 어김없이 컬투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초대된 게스트가 분위기를 썰렁하게 해 방청객 반응이 좋지 않다. 그러면 또 어김없이 컬투의 질타가 이어진다. 썰렁한 농담을 던진 게스트가 아닌, 야유를 보내는 방청객을 향해서다. 소위 막말로 서로를 깔보기보단 으쌰으쌰 해주며 윈-윈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컬투.

웃기는 반면 그 누구보다 진중할 때도 있다. 광고와 노래 사이사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사연을 하나하나 체크하는 예리한 눈빛은 역시 그들이 15년 이상 된 베테랑 방송인임을 짐작케 한다.

◆ "컬투만의 매력? 청취자-방청객이 꿈꾸는 '자유'"

한 번 '두시탈출 컬투쇼'의 매력에 빠진 청취자는 방청을 신청하게 되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방청에 성공한 방청객은 이내 컬투 예찬론자가 된다. 2006년 11월6일 첫방송 이후 일주일에 3~4회 30~40명의 방청객을 불러모은 게 어느새 2만 5,000명이란다.

한 방청객은 '두시탈출 컬투쇼'의 매력으로 '자유'를 들었다. 그는 "컬투쇼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데 너무 편하다. 그것이 그들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마치 하나의 공연 혹은 쇼를 방불케 하는 '두시탈출 컬투쇼'는 그야말로 '쇼'였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이들의 매력은 한마디로 '자유'다. (사진=SBS)

박세연 psyon@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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