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일화재 경영권 인수
김영혜씨 지분 24.62% 1253억에 매입
한화그룹은 16일 제일화재 최대주주이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가 보유한 제일화재 주식 24.62%를 전량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 제일화재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경영권 인수에 따른 프리미엄과 작년 메리츠화재의 제시가격(3만원) 등을 감안해 1만9000원으로 정해졌으며, 전체 인수금액은 1253억원이다. 이번 지분 취득을 통해 한화그룹은 제일화재 지분을 47.44%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지분을 인수하는 한화그룹 계열사는 한화건설, 한화L&C,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 등 4개사이다. 제일화재는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된 후 한화그룹이 백기사로 나섰고, 이후 김씨는 의결권을 한화그룹 측에 넘겨 제일화재의 적대적 M&A를 막아냈다. 한화그룹은 당시 제일화재의 지분 22.8%를 취득했으며, 김씨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은 지분을 합쳐 지난해 6월 제일화재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따라서 이번에 한화그룹이 김씨의 지분을 전량 인수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행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을 계기로 신성장 전략을 제조업에서 금융업 중심으로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날 제일화재의 경영권 확보를 계기로 향후 손보업계 상위권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화 측에 따르면 손해보험 업계 시장점유율은 한화손해보험이 3.2%, 제일화재가 3.4%씩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에서는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 간 합병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는 조직 재구축 등을 통해 제일화재를 경쟁력 있는 보험사로 육성하는 등 양사를 당분간 개별경영한 뒤 차후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손보업계에서는 그 시기가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화그룹은 장기적으로 생보와 손보 통합을 추진하고 한화증권 등 남은 금융사도 한데 묶어 금융사 중심의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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