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도' 400년만에 완벽복원 탄성

2009. 2. 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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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 촬영 공개… 엑스트라 200명·카메라 10대 동원"핫팩은 어디에 붙여야 하지?"6일 오후 6시. 부안영상테마파크 앞. 영화 < 인사동 스캔들 > (감독 박희곤ㆍ제작 쌈지아이비전영상사업단) 촬영이 한창인 테마파크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은 부산했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였지만 장시간 야외에 머물다 보면 체온이 떨어지게 마련. 제작진은 "등에 붙이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한 뒤 촬영 준비에 분주했다.

취재진과 제작진은 다른 공기 속에 머물고 있는 듯 했다. 불과 10여 분 만에 발끝이 시려왔고 펜을 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제작진이 여유로워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동안 김래원은 강원도에서 얼음물 속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엄정화는 영하 22도의 날씨에 야외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영하 0.5도 정도의 날씨야 포근한 수준일 터. 2시간 40여분에 걸쳐 촬영 준비를 해야 할 만큼 대규모 촬영이라 열기 또한 뜨거웠다. 400년만에 복원된 역사적인 벽안도를 창덕궁 승화루 앞에서 공개하는 행사라 각계 V.I.P와 경찰 취재진 등 엑스트라 200여명이 모였다.

복원전문가 이강준 역의 김래원은 단상에 올라 "이곳 창덕궁에서 벽안도를 공개하는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는 대사를 연기한 뒤 엑스트라들이 무표정하게 있자 "자, 박수 한 번 주십시오!"라며 현장 분위기를 북돋웠다.

연일 오전 4시까지 촬영을 하고 있다지만 제작진의 표정은 밝았다. 엄정화 김래원이 "처음 맡은 역이지만 자신감이 넘친다"고 입을 모으는 < 인사동 스캔들 > 을 숫자로 살펴봤다.

# 1=감독도 배우도 처음

미술품 복제를 둘러싼 범죄 스릴러 < 인사동 스캔들 > 은 박희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 영화 데뷔작이다. 박 감독은 "신선한 소재라 관심을 갖고 쓰게 됐다. 인간의 욕망을 다룬 작품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신선한 소재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엄정화 김래원 역시 그동안 맡았던 배역과 사뭇 다른 도전에 임하고 있다. 갤러리 비문 회장인 배태진 역의 엄정화는 "거절하기 위해 감독님을 만났는데 오히려 설득 당해 수락하게 됐다. 대사가 거칠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남자 세 명의 뺨을 때리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래원도 "한 번도 그런 부분을 신경 쓴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을 하며 걸음걸이도 신경을 쓰고 있다. 눈빛은 물론이다"고 밝혔다.

# 50=김래원과 이강준 초기 합체율

박희곤 감독이 이강준을 염두에 두고 김래원을 만났을 때 김래원에게 이미 50% 이상 이강준의 옷이 있다고 느꼈다. 김래원은 "영화 < 해바라기 > , 드라마 < 식객 > 등에서 보였던 풋풋한 모습이 아닌, 도시적이고 세련되고 섹시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내 본 모습과 비슷해 부담이 없었다고나 할까, 하하"라고 눙쳤다.

김래원은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어머니가 미술학원을 경영했던 터라 이 작품에 더욱 친근감을 느꼈다. 김래원은 "그동안과 다른 색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자신감이 넘친다"고 힘주어 말했다.

# 400=가상의 그림 벽안도

< 인사동 스캔들 > 에서 중요한 모티브인 < 벽안도 > 는 400년 만에 복원된 그림으로 설정돼 있다. 진품이라면 400억원의 가치다. < 벽안도 > 는 < 몽유도원도 > 를 그린 안견이 세조에 의해 축출된 안평대군에게 바치려는 그림으로, 창덕궁의 연못 부용지를 그린 것이다.

용의 머리를 상징하는 창덕궁의 연못은 곧 용의 눈인 셈이다. 용이 왕을 상징하는 만큼 안평대군이 왕이 되기를 바란 안견의 꿈을 담은 가상의 그림이다.

# 1,000만원=남자 배태진을 여자 엄정화로 바꾼 옷

시나리오 집필 당시 갤러리 비문 회장 배태진은 남자였다. 박희곤 감독은 "남자가 가진 물리적인 힘은 다른 영화에서 여러 형태로 보여줬다는 생각에 바꿨다. 여자가 이런 역을 하면 더 강하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엄정화는 화려하고 물욕이 강한 배태진 역을 위해 모피코트를 입고 빨간 립스틱과 빨간 메니큐어를 바르는 등 비주얼을 강하게 택했다. 엄정화는 25벌 정도의 의상을 제작했다. 1,000만원에 달하는 모피 코트도 있을 정도다.

박희곤 감독이 "엄정화 성격이 모난 줄 알고 배역을 잘 연기할 줄 알았지만 너무 착해서 힘들어 하더라"고 말했지만 엄정화는 "(강한 비주얼 덕분에)거울을 볼 때마다 역할 이입이 쉽게 된다"고 밝혔다.

# 1억4,000만원=벽안도 공개행사 제작비

이날 촬영된 < 벽안도 > 공개행사의 제작비로 무려 1억4,000만원이 소요됐다. 엑스트라 200명이 동원됐고 중계차 2대, 카메라 10대가 배치됐다. 이강준이 < 벽안도 > 를 소개하는 동안 무대 위의 모니터에 펼쳐지는 < 벽안도 > 관련 영상들은 따로 촬영해 합성된다.

부안영상테마파크에 부용지가 없는 만큼 CG를 통해 구현할 예정이다. 조명에도 신경을 썼다. 미술과 관련된 작품인 만큼 비주얼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안(전북)=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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