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 동호회] CJ미디어 만화동호회 '자몽'

나혜선 2009. 1. 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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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통해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서울 상암동 DMS 자료실 한 켠에는 `자몽' 회원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바로 만화책 2000여권과 수십 장의 애니메이션 DVD다.

`自夢(자몽)'은 말 그대로 `스스로 꿈꾼다'는 의미를 지닌,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CJ미디어의 만화 동호회다.

자몽의 탄생 배경은 그 이름에 비해 좀 허망(?)하다. 2005년의 어느 날, 자몽 주스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던 직원들은 만화책에 대한 화두가 불거지면서 서로 열변을 토해놓기 시작했다. 서로 만화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 그들은 당장 동호회를 만들어 만화에 대한 꿈을 키워가자고 결심, 자몽 주스에 감사해 하며 우스개 소리로 `자몽'을 동호회 이름으로 지칭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몽에게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이 원년 멤버들은 이름은 그대로 부르되, 스스로 `자(自)'에 꿈 `몽(夢)'이라는 한자를 덧입혀 콘텐츠에 대한 무한한 꿈을 꾸는 동호회로 재탄생시켰다.

현재 `자몽'의 회원수는 65명으로, CJ미디어 전 직원의 5분의 1이 이에 속한다. `H2' 등 일본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는 남자 회원들, `서양골동과자점'과 같은 순정만화에 푹 빠져있는 여자회원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류의 역사만화를 좋아하는 팀장급 이상 회원도 상당하다.

자몽은 약 2000권 정도의 만화책과 100장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DVD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간 서적은 한 달에 한 번씩 구매해 업데이트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는 일본만화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라이브러리에서 벗어나, 네이버 웹툰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신인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 비단 신간뿐 아니라, 최근 국내를 뒤흔들고 있는 `꽃보단 남자'나 `바람의 나라', `순정만화' 등 드라마, 영화 등의 원작이 되는 이슈작들 혹은 그럴만한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재빨리 구입해 챙겨 놓는 것은 기본이다.

`자몽인'에게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배트맨', `저스티스', `왓치맨' 등 마블 코믹스로 영화 `다크 나이트'를 주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왓치맨'은 금년 상반기에 영화로 개봉될 블록버스터의 원작이라 서로 대여하기 위해 눈치싸움이 격렬하다.

자몽은 한 달에 한번 다 같이 모여 식사 자리를 갖고 만화 토론회를 마련하는데, 참석 인원은 CJ미디어 내 그 어느 동호회 정규 모임보다 많은 약 40명 정도에 달한다. 이때 회원들은 그동안 자신이 읽었던 만화에 대해 얘기하며 의견을 공유한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은 회원일 경우 자몽의 정규 모임 자리를 빌어 수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자몽의 5대 회장인 CJ미디어 콘텐츠구매팀의 백승환씨는 "자몽은 사실 회원 스스로가 만화를 본다는 점에서 활동 자체가 개인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격적 활동은 그 이후에 정규모임을 통해 벌어진다"며 "만화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가들이 있는데, 그런 오타쿠적 성향이 때로는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신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미디어업체 특성상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자몽은 비록 3년 정도로 역사는 짧은 동호회지만, 그동안 쌓아온 라이브러리에 대한 회원들의 애정은 매우 각별하다. 특히 작년 4월 CJ미디어 사옥이 청담동을 떠나 상암동으로 이사하면서, 자료 전체를 보관할 공간을 찾고 이동시키고 정리하면서 자몽인들은 그들의 만화책 한 권 한 권마다 애정을 더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경기 한파로 지난해 못 이룬 소망 `방바닥에 누워 만화책보고 라면 끓여먹는 엠티'를 올해는 살림살이를 꾸려 꼭 이루겠다는 자몽인들, 그들의 만화 사랑은 언제나 끝이 없을 듯 하다.

나혜선기자 sunny@◆사진설명:CJ미디어 만화동호회 '자몽'회원들이 읽고있는 만화책을 꺼내보이고 있다.<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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