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로봇산업의 미래 보인다, 서울로봇고등학교

2009. 1. 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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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삐삐라는 호출기가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렇게 편리한 물건이!"라고 외쳐대며 누구나 호출기를 허리춤에 차고 다녔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이란 물건이 나왔다. 휴대폰은 더 이상 공중전화를 찾는 수고로움과 호출 내용의 궁금함을 참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휴대폰은 나날이 발전하여 카메라 기능이 생기고, MP3 기능이 생기고, 외국까지 연결되는 로밍 기능이 생기고, 영상 통화 기능이 생기더니 걸어 다니며 TV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제는 인터넷까지 할 수 있지 않은가! 불과 10년 전만해도 컴퓨터로 인터넷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손에 들고 다니며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다. 지난날 호출기를 들고 다니면서 과연 이러한 세상을 상상이나 했을까?

2005년, 강남공업고등학교는 서울로봇고등학교로 변신을 감행했다. 로봇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사실 로봇 기술은 각 국가의 주요 전략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선진국들은 이미 앞 다투어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실정이며 우리 정부에서도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선정하여 추진 중에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휴대전화의 진화처럼 로봇도 10년 후면 우리 생활에 보편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서울로봇고등학교라는 국내 최초의 로봇분야 특성화 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던 것이다. 그리고 올해 2월에는 처음으로 197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내었다. 요즘은 두 번째 졸업생들을 내고 다섯 번째 신입생들을 받기 위해 준비하느라 학교는 꽤 분주했다.

로봇고등학교인지라 역시 1차적으로는 로봇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로봇은 전기, 전자, 통신, 기계 등 공과 대학과 다 연관되어 있기에 로봇에만 한정되지 않고 이공계대학에 진학하려는 아이들이 많이 들어온단다. 그래서 대학 진학률도 90%에 가깝다.

김인목 로봇제어과장 선생님은 보다 완성도 높은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로봇 기술이나 이론을 발 빠르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학교는 로봇 업체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은 아니거든요. 선생님들의 전문성 향상이라든지 로봇에 관련된 연수 및 기자재 등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저희 로봇고등학교는 여러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습니다."

로봇고등학교는 자동화로봇과, 로봇제어과, 마이크로로봇과, 로봇재료과, 인테리어디자인과로 나누어져 있다. 인테리어디자인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로봇관련 과이다. 1학년 때에는 공통교과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아무래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많은 터라 인문계 못지않다. 그렇다 해도 이론 2시간, 실습 3시간씩 1주일에 총 5시간의 전공수업을 받는다.

"로봇은 특성상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단순히 옛날 전자과처럼 전자회로 몇 개 꾸미고 되는 건 아니므로 고등학교 단계에서 로봇분야를 마스터하자는 개념은 아니지요. 대학에 가서 전문성 있게 배우게 하기 위해서 기초를 다지는 겁니다. 로봇에 흥미를 높여서 로봇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죠."

하지만 고등학생들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로봇의 기초로 시작해서 프로그래밍, 자동화시스템, 로봇제작 등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산업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별도로 지어진 실습동은 전공별로 실습실이 갖춰져 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로봇을 직접 체험하며 꿈을 키워나간다. 한 학급에 25명인데 실습은 한 반을 2개의 조로 나눠서 12~13명의 인원으로 실행한다. 전공 선생님이 한 과 당 8명인 것은 이처럼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습니다. 프로그램을 배우고 기계적인 설계능력도 기르고, 로봇대회도 참여해 보고,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여러 가지 자격증도 취득합니다. 집중적으로 국영수만을 공부하여 대학에 들어가는 아이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애들이 일단 로봇을 배우고 들어가잖아요.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입니다."

2008학년도부터는 동일계 진학의 혜택이 늘어나 대학으로의 문이 더 넓어졌다. 물론 취업을 원하는 소수의 아이들은 산학협연을 통해 수능이 끝난 12월부터 현장에 파견을 나가 졸업 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로봇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좋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공립 고등학교이기에 실습비는 교육청에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적장학금은 물론, 각종 장학금이 있어 전교생의 80% 이상이 혜택을 받고 있다.

"과거 1980년대 전자분야를 국가적으로 많이 육성했잖아요. 전자공학 관련 교육을 지원하여 수재들이 그쪽으로 많이 진학했지요. 우리나라를 발전시킨 원동력 중에 하나였습니다. 로봇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지금 현재 사회에서 로봇은 일반화된 직종은 아니지만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체에서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육성해 나가고 있기에 앞으로 로봇분야의 전망은 밝다는 말로 비전을 대신했다. 이 말 한마디에 바로 로봇고등학교의 경쟁력이 담겨 있다. 10년 후의 모습이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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