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부동산시장 베스트 & 워스트
11·3 투기지구 해제 vs 부처간 정책 혼선
◇ 정책ㆍ베스트: 투기과열지구 해제
정부는 올 한해 내놓은 10여 차례가 넘는 대책 중 '11ㆍ3 부동산대책'에서 발표된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 지역 해제가 시장에 가장 큰 파괴력을 보여줬다. 이로써 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이 사라지고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면서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년 만에 분양권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또 그동안 계약해지 민원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의 고충도 사리지게 됐다.
ㆍ워스트: 부처 간 정책 혼선
정부는 수 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부처 간 혼선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연출해 정부가 오히려 혼란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기획재정부ㆍ국토해양부 등 다른 부처뿐 아니라 같은 부처 내에서도 장ㆍ차관이 다른 말을 하는 등 혼선이 빚어져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이 같은 혼선은 장관들이 소신이 없고 청와대는 철학이 없어 여론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인물ㆍ베스트: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현대건설은 올 한해 해외 수주금액 기준으로 65억달러를 달성, 단일 업체 기준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려 기업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또 대다수 건설사가 주택 미분양으로 신음한 한해였지만 현대건설은 미분양 수가 1,000가구에도 미치지 않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탁월한 경영감각을 보여줬다. 여기에 현대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는 평을 받았다.
ㆍ워스트: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재정부는 국토부와 함께 올 한해 부동산경기 침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강만수 장관은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자주 쏟아내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강 장관은 최근 경제ㆍ경영 전공 전문가의 업무 평가 결과 5점 만점에 1.39점을 받아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교체돼야 할 인물로도 1위에 올랐다.
◇주택시장ㆍ베스트:강서구
서울시의 서남권 르네상스와 마곡지구 개발, 서울지하철 9호선 등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소외주'에서 일약 '테마주'로 떠오른 서울 강서구가 올해 주택시장에서 베스트를 차지했다.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하반기에도 강서권 집값은 여전히 보합세를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 실제로 강서구 방화동 e편한세상 105㎡형은 올해 초 4억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 2,000만원가량 오른 4억2,000만원선에서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ㆍ워스트:강남권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올해 시련의 계절을 겪었다. 올해 초부터 조금씩 하락하던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지난 6월에 들어서며 하락폭을 늘리더니 하반기부터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한때 12억원까지 나갔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은 현재 7억5,000만원선에서 매도 호가를 형성하며 집값 '반토막' 시대를 주도했다.
◇분양시장ㆍ베스트:인천 청라지구
인천 청라지구는 '제로(0) 청약 단지'가 속출할 만큼 침체된 2008년 분양시장에서 홀로 빛났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아시안게임 유치 등의 개발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분양 열기를 지폈다. 실제로 11월 호반건설이 분양한 호반베르디움은 최고경쟁률 8대1, 청약가점 69점을 기록했고 청라지구 인근 송도에서 8월 분양한 445실 모집에 8만4,591건의 청약으로 평균 19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ㆍ워스트:경기도 용인시
올해 용인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총 13개 단지 9,253가구에 달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성복힐스테이트'와 '성복자이'를 동시에 분양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곳도 만족할 만한 분양성적을 낸 곳은 없었다. 청약접수에서 3순위까지도 미달된 단지가 속출했고 그나마 계약이 이뤄진 곳에서도 용인 지역 집값 급락의 여파로 계약해지 및 분양가인하 요구가 빗발치는 등 용인 지역 분양시장은 올해 내내 몸살을 겪어야만 했다.
◇투자 상품ㆍ베스트:뉴타운 등 재개발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4월 총선이 겹치면서 도시재정비촉진지구 등 도심 재개발 지역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양상까지 보이며 하반기 들어 가격 조정을 보이기도 했다. 하반기 금융위기 심화로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경매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아직 낙찰가율 등 경매 관련 지표는 하락 추세에 있지만 내년 상반기 부동산 감정가격이 낮아지면 참여자는 크게 늘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ㆍ워스트:재건축
한때 서울 집값을 들썩이게 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는 올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재건축시세는 최근까지 17주 연속 하락해 일부 단지의 경우 4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재건축 단지는 주변 아파트가격이 떨어지면서 투자 상품으로서 매력이 낮아졌지만 정부가 재건축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데다 재건축 단지 자체의 가격도 많이 떨어져 내년에는 다시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부 j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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