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KBS공채 강수한 "연기는 내운명"(인터뷰)

최문정 기자 2008. 12. 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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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최문정 기자]

2008 KBS 공채 신인 연기자 강수한 ⓒ홍봉진 기자

175:1의 경쟁률, 일단 듣기만 해도 기가 질리는 숫자다. 그런 바늘 귀 같은 경쟁률을 뚫고 총 21명이 'KBS 공채 21기'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하나 같이 빠질 것 없는 인물에 특출 난 끼로 검증된 인물들, 그 속에 해외파 출신으로 눈길을 끈 인물이 있었다. KBS 신인 연기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유독 또박또박 발음 하나, 단어 하나에 신경 쓰던 모습이 눈길을 끌었던 그, 강수한이다.

강수한은 재미동포로 영어 정도는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일어와 고등학교 때 배운 스페인어도 무기다. 구사 가능한 언어 4개 국어, 여기에 한의사 아버지와 법대생인 형에 자신도 의사의 길을 준비해왔던 점을 더하자면 제대로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약자, 빠질 것 없이 완벽한 인물의 뜻)다.

"처음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땐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아버지에게 많이 혼나. 넌 끼가 없다. 4년 전 가방 하나 들고 인천공항에 내리는 데 과연 내가 맞는 길을 가는가 싶어 눈앞이 캄캄했다. 영어 과외를 해서 번 돈과 부모님께 받는 약간의 용돈으로 연기하겠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살았다."

대학까지 잘 다니던 아들이 하루 아침에 연기자가 되겠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내뱉자 아버지는 "너는 끼가 없다"고까지 말하며 반대했다. 기대가 컸던 아들이기에 연기를 하러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발길을 돌리며 6개월 안에 미국에서 소속사를 잡을 수 있다면 인정해 주겠다고 했는데 아들은 정말 소속사를 잡고 연기자로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인정하고 믿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08 KBS 공채 신인 연기자 강수한 ⓒ홍봉진 기자

"아는 캐스팅 감독님의 추천을 받아 LA탈랜트라는 회사에 들어갔다. 할리우드에서는 나름 큰 회사였지만 동양인 남자는 다 해야 한두 명, 거의 없었다. 오디션에 참여하며 연기활동을 시작했지만 동양인에게 일은 생각만큼 잘 풀려주지 않았다. 그걸 보고 아버지가 한국에 가서 해보라며 믿고 밀어주셨다."

남들은 할리우드로 진출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는 거꾸로였다. 그럼에도 그는 "만에 하나 잘 돼 할리우드 진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광이겠지만 감히 그 생각은 못해봤다. 한국에서도 무명이고 이제 시작인지라 바로 눈앞만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김윤진 선배의 반만 따라갈 수 있어도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부모님과도 떨어져 홀로 꿋꿋이 버텨왔지만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극에 달한 상황에 지난 9월 미국으로 돌아갈까 고민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그 때 운명처럼 KBS 공채에 합류하게 됐다. 운명을 안 믿는 그도 "운명이 있을 수도 있다 싶다"며 "기왕이면 내가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좋은 운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좌우명이 카르페디엠,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자다. 연기를 위해 포기한 것들도 있지만 후회는 없다. 만일 4~5년 전으로 돌아간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지금 난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고 내일 죽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죽었으니 후회는 없다."

강수한은 "한국에 와서 많이 강해졌다"며 앞으로 본격화될 KBS 공채 탤런트로서의 여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교포라는 선입견을 넘기 위해 펜을 물고 발음 연습하고 성우학원까지 다녔다며 "지금은 아무것도 줄 것이 없지만 잘 돼서 보답할 분이 너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청자의 눈이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배우라는 직업이 더욱더 어려운 직업이 됐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신인들도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연기라는 게 너무 추상적이라 간단명료하게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해서 꾸미지 않는 연기, 진실된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관련기사]☞ 방송3사 공채탤런트 시대 다시 열리나돈 아끼자..KBS·SBS 잇단 공채 탤런트 부활'KBS공채21기' 문상훈 "한때 조용필 경호맡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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