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사이로 볕 든 '노도강'..소외지역 강세

이재경 기자 2008. 12. 2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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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머니위크 커버스토리] 2008 재테크 킹/ ①아파트]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올해 부동산시장이 그랬다. 지난 2006년 부동산시장이 전국에 걸쳐 무차별적 상승세를 경험했다면 올해는 무차별적인 하락세에 허덕였다. 특히 2년 전 '자고나면 1억이 올랐다'던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은 올해 참패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곳들도 9월 이후 그 흐름이 꺾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한파에도 끄덕하지 않았던 용산이 그렇다. 오랜만에 쨍하고 볕들었던 강북권도 마찬가지다.

올해에만 30% 이상 낙폭을 키운 아파트가 서울 강동, 송파, 경기 용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중대형 및 재건축, 고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서울 강남 4구에서만 20% 이상 하락한 단지가 5만2000여 가구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희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팀장은 "상반기에는 세금과 대출에 대한 규제 부담이 커지면서 재건축과 중대형 고가 아파트로 대표되는 버블세븐 지역의 약세가 지속된 반면 비교적 저렴한 강북권과 수도권 북부지역의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신 팀장은 "그러나 하반기에는 각종 부동산 규제에 대한 완화 정책이 지연되면서 실망매물이 쌓였고,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결과 현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부분 낙폭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저평가된 상태에서 2006년의 상승세를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곳들이었다.

◆`강북지역·브랜드 거의 없는 곳' 투자 몰려

올해 가격이 오른 단지들을 보면 강북이나 구로구 등 지난해까지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소외지역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수건설과 두산건설이 컴소시엄으로 분양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마곡수명산파크(발산3단지)'가 연초 3.3㎡당 721만원에서 연말 1484만원으로 105.84%나 상승했다. 올해 상승률로는 서울에서 최고의 기록이다.

영동건설의 노원구 상계1동 '상록수 1단지'는 3.3㎡당 가격이 연초 첫주 726만원에서 12월 첫주 1090만원으로 50.09% 올랐다. 구로구 개봉동 '고은그린파크'는 3.3㎡당 가격이 같은 기간 591만원에서 854만원으로 44.48% 뛰었다.

두산건설의 구로구 구로3동 '두산위브'의 3.3㎡당 가격은 695만원에서 966만원으로 38.91% 올랐다. 도급순위 20위 내 건설사의 개별단지만 보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대우건설의 동대문구 이문동 '대우푸르지오2차'도 3.3㎡당 가격이 895만원에서 1238만원으로 38.27% 상승했다.

나기숙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주임연구원은 "서울지역 올 초 대비 3.3㎡당 매매가를 살펴보면 상위 20개 단지들은 강북지역인 동시에 브랜드가 거의 없는 곳들"이라며 "이는 올 초 강북지역의 저평가된 단지들에 투자세력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노원구

부동산뱅크가 서울의 각 구별 아파트 가격변동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올 1월부터 12월 첫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노원구였다. 3.3㎡당 평균 1010만원에서 1251만원으로 23.82% 올랐다.

중랑구는 3.3㎡당 평균 907만원에서 1109만원으로 22.34%, 도봉구는 3.3㎡당 평균 919만원에서 1112만원으로 20.97% 상승했다. 종로구는 13.64%, 동대문구는 13.13%, 은평구는 13.10%, 금천구는 12.96%, 성북구는 11.11%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강북구는 9.95%, 서대문구는 9.69%, 구로구는 9.21%, 중구는 7.98%, 관악구는 5.86%, 강서구는 5.68%, 용산구는 5.31%였다. 영등포구(4.76%), 성동구(3.39%), 동작구(2.82%), 마포구(1.48%) 등은 5% 밑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파트값이 상승한 지역에서도 오름세가 지속됐던 것은 아니다. 올 9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강북 일부지역에서도 9월 이후로는 조정세를 타면서 약간씩 값이 떨어지는 추세다.

버블세븐이라고 일컬어졌던 곳은 1년 내내 미끄럼틀을 탔다. 1년 동안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강동구로 연초에는 3.3㎡당 평균가격이 2035만원이었지만 12월 첫주에는 1748만원으로 내려앉아 -14.0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11.32%, 양천구는 -9.66%, 송파구는 -9.22%, 서초구는 -5.78%를 보였다.

◆경기북부 약진, 동두천시 최고 50.70% 상승

경기북부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수십%씩 집값이 오르는 경우도 목격되고 있다.

동두천시의 경우 연초에는 3.3㎡당 평균 352만원이었지만 연말에는 530만원까지 치솟았다. 증가율로는 50.70%나 된다. 그동안 크게 낮은 가격에 집값이 형성돼 있다가 여러 개발호재로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곳 역시 11월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포천시는 49.56%, 의정부시는 29.22%, 양주시는 25.95%, 여주군는 20.39%가 올라 웬만한 경기북부지역에서는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경기남부에서는 버블세븐의 추락과 함께 큰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천시는 -19.73%, 용인시는 -10.60%, 성남시는 -8.54%의 변동률을 보여 아파트값이 크게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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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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