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부동산결산] 불패신화 사라진 자리 '집 가진 게 죄' 아우성만
주 택
'北高南低ㆍ前强後弱'뚜렷
강남 등 버블세븐'반값 굴욕'
노도강ㆍ인천 등 반짝 강세
분양시장'청약률0'등장 충격
올해 주택 시장은 '북고남저(北高南低)', '전강후약(前强後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잠실 입주 쇼크와 재건축 단지 사업성 악화 등 침몰에 침몰을 거듭한 강남 중심의 버블 세븐지역,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뉴타운 수혜에 힙입어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한 강북과 경기 북부 일대 등 유난히도 양극화가 뚜렷했던 한 해였다. 그리고 9월을 기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의 유탄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 모든 양극화는 '침체, 하락, 빙하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일찍 그리고 긴 겨울을 맞이한 것. 이는 매수세를 더욱 얼어붙게 해 급매물 적체와 가격 하락을 이끌어냈고, 화들짝 놀란 정부가 뒤늦게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1.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평균 1658만원에서 1677만원으로 소폭 오른 것. 이는 2004년 이후 상승률로는 최저 수치로 그 역할은 버블세븐 지역이 톡톡히 했다. 재건축단지의 약세에 잠실의 입주쇼크, 판교와 광교 여파에 비틀거린 용인ㆍ분당 등 각종 악재에 -8.83%(3.3㎡당 2907만원에서 2650만원)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대치동 은마와 개포주공 등 강남의 재건축 단지는 '반값 아파트'의 굴욕까지 당해야 했다. 급매물 시세로 2006년 말 최고 시점 대비 30~40%는 기본, 절반 가까이 가격이 빠진 단지도 등장했다. 2만여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단지 입주 쇼크를 입은 송파구의 신세는 더욱 처량했다. 주공5단지를 포함 재건축 해당 단지에는 급매와 급급매, 또 다시 초급매물까지 등장하며 13억까지(109㎡형 기준) 치솟았던 가격이 8억~9억원 선까지 하락했다. 그나마도 매매는 실종된 상황에서 전망까지 어두워진 상태다.
반면 '노ㆍ도ㆍ강'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북권은 저가의 이점에 경전철과 뉴타운, 재개발의 호재를 업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노도강의 기세는 한 때 25%나 상승하며 기세를 떨쳤다. 금천구와 구로구 등 서남부 지역 역시 서울시의 서남부 르네상스 정책에 힘입어 가격 상승의 혜택을 입었다.
인천 지역 역시 지난해의 강세를 이어가며 상승세를 계속 유지했다. 아시안게임 유치와 도심재개발 사업의 혜택에 송도ㆍ청라ㆍ검단 신도시의 후광 효과까지 입으며 상승세가 뚜렸했다. 여름을 지나며 서서히 시장 상황이 바닥으로 고개를 꺾을 당시까지도 이 지역은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북과 경기북부, 인천은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본격화된 9월말 이후 버블세븐 지역과 본격적인 시장 하락세에 동참했다. 금융위기 불안에 매수세 실종이 이어진 것. 거래량 급감에는 예외가 없었다.
올 한 해 빼놓을 수 없는 현상 중 또 하나는 청약 시장의 '혹한기'다. 강남권 요지로 손꼽히는 반포동에서도 순위 내 마감을 턱걸이했는가 하면 전반적인 계약률도 바닥을 맴돌았다. 뚝섬, 광교, 김포 한강 신도시 등도 예상보다 부진한 청약률을 보였다. 게다가 서울 시내에서조차 청약률 제로(0)라는 굴욕을 당하는 아파트 단지도 생겨났다.
남상욱 기자/kak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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