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洲 성탄 이모저모> 경기침체·한파에도 성탄은 성탄-1,2(끝)

2008. 12. 2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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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洲=연합뉴스) 미주총국 = 성탄절을 맞이하는 미주 지역 축제 분위기는 유별나다. 월스트리트발(發) 경기침체와 때아닌 한파로 성탄 분위기는 움츠러들었지만 예수 아기 탄생을 축하하는 전통적인 축하분위기는 여전한 편이다.

○...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뉴욕에서 가장 북적대는 곳은 맨해튼 50번가 록펠러 플라자 앞이다.

72피트 크기의 전나무에 3만여개의 전구가 달려있고, 맨 꼭대기에는 스와로프스키의 별이 장식된 어마어마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려고 매년 수 많은 인파가 찾아 온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불경기지만, 트리 앞에선 인파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넘실댄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변 차도는 모두 인도로 둔갑하고, 경찰들이 차량을 우회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록펠러 센터 앞 `나팔부는 천사상'이 있는 채널 가든에서 디지털 카메라에 딸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고 있는 아빠의 얼굴에는 매출이 줄고, 동료가 직장을 떠나고, 연말 보너스는 기대할 수 없게된 피곤하고 힘겨웠던 한 해의 그림자는 찾아 보기 어렵다.

인근 수 많은 극장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감상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7천명의 관객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라디오 시티 극장에는 연중행사로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공연이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바로 옆 타임 스퀘어 주변의 가게 들이나, 미국 최대의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 블루밍데일 등은 사상 최악의 매출 부진으로 울상이다.

메이시 백화점의 한 영업담당 직원은 "이맘때면 쇼핑객들이 두 손에 쇼핑백을 들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한 손이 비어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타임스퀘어의 상점들 곳곳에는 `40% 할인', `50% 할인' 안내판이 어김없이 붙어 있고, 심야 쇼핑객을 유혹하기 위해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75달러 이상 구입하는 손님들에게는 여기서 15%를 더 할인한다'는 광고 문구가 붙어 있는 곳도 있다.

브로드 애브뉴 32번가의 한인 타운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연휴 때면 새벽까지 떠들썩했던 식당들은 저녁 식사시간에도 좌석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한인 백화점, 가전업소, 화장품점, 의류점 등은 지난 주말 파격적인 세일에 나섰지만 매출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이번주 부터 연말까지 기존 바닥세 가격에 추가 세일을 하면서 막판 성탄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한 가전업체의 관계자는 "역대 가장 큰 폭의 할인행사로 고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얼마나 손님들이 찾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는 얼어붙었지만, 사람들의 온정은 여전히 훈훈했다.

연말을 앞두고 뉴욕·뉴저지 곳곳의 한인사회에서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자선음악회들이 열렸다. 뉴하이드팍 한인교회는 롱아일랜드 본당에서 21일 `홈리스를 위한 열린 음악회'를, 뉴욕한국문화원 후원으로 전문음악인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이노비(EnoB)는 20일과 21일 뉴욕.뉴조지 밀알 선교단과 아름다운 교회 사랑의 교실을 방문해 한인 장애아동 및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 캐럴 연주회를 열었다. (뉴욕 =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주요 도시의 공항은 23일 성탄절과 연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미 서부 도시들은 올해 이례적인 한파 등이 겹쳐 항공기편이 대부분 수시간 이상 연착되는 사례가 빈발해 주요 공항 전체가 항공기를 기다리는 거대한 `노숙자' 캠프를 연상시키고 있다고 현지 언론 등은 전했다.

시애틀과 새크라멘토 등지에선 폭설 등의 영향으로 고속버스가 제대로 출발하지 못해 승객들이 밤새워 대합실을 지키며 곤욕을 치렀다.

아시아나항공 서영빈 샌프란시스코 지점장은 "미국 국내선은 물론이고 국제선도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고향을 찾거나 성탄절을 보내기 위한 떠나는 인파로 상당히 붐비고 있다"면서 "동부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이 짓궂은 날씨 때문에 연착되면서 연결편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LA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내 주요 상가와 백화점 등은 `막판' 할인 쇼핑을 즐기려는 가족 또는 연인 단위의 인파로 붐비고 있으나 경기 침체 등 영향이 가시진 않은 듯 예년 만큼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장담하긴 힘들다.

황정식 전북가주 무역협회장은 "경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미 현지인들이나 교포 분들이나 상관없이 소비 생활이 많이 위축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 수도 워싱턴도 성탄절과 함께 약 1주일간의 휴지기에 들어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성탄 휴가를 떠나기 하루 앞둔 23일 성탄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19명에 대해서는 사면을, 1명에 대해서는 형기를 단축하는 내용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총 200건의 사면을 단행했지만 전임자인 빌 클린턴과 로널드 레이건의 8년 집권기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대통령의 사면이라는 선물보따리마저 오그라들게 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하다.

이달초 백악관 앞뜰에 설치된 초대형 크리스마트 트리에는 장남감 기차와 각종 장식물이 설치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22일부터 매서운 바람을 동반한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다.

의회도 상.하원 모두가 이번주부터 휴회 상태에 들어갔으며, 내년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준비를 위해 의사당 앞 행사장 무대 설치작업만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 =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 시카고에서는 지난주부터 계속되고 있는 폭설로 인해 교통대란속에 성탄절을 맞고 있다.

지난주부터 수차례 수백대 이상의 항공기 결항 사태를 겪었던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 공항에서는 23일 또다시 시카고 전역에 몰아친 눈보라로 인해 250대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최대 1시간 30분까지의 출발 및 도착 지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상에서도 힘겨운 것은 마찬가지다. 연일 이어진 폭설과 한파로 얼음판이 된 도로에 또다시 눈이 내리면서 시계가 악화된 것은 물론 노면 상태는 최악이다.

시카고시당국은 차량 274대와 장비를 총동원해 또다시 시전역 주요 도로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눈보라를 처리하기에는 힘겨운 상태다. 시카고 지역에는 23일에만 얼음비와 함께 최고 7인치까지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폭설과 함께 주말부터 이어진 살인적인 한파로 시카고 지역의 주요 상가와 백화점들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로 매상이 예년만 못한데 손님들의 발길이 확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성탄절을 앞둔 막판 쇼핑객들이 몰리는 시기인 21일과 22일, 시카고의 기온은 섭씨 영하 20도를 기록했으며 강풍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34도까지 떨어지면서 시당국은 시내 곳곳에 난방 센터를 풀가동하는 등 동사자 방지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시카고 교외도시인 샴버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김모씨는 "연말 모임으로 특수를 올릴 시기인데 올해는 모임의 수와 규모도 예년의 절반 수준인데다가 날씨까지 이 모양이라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카고 한인회 정종하 회장은 "올해는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등을 감안해 시카고 한인사회의 각종 단체들이 연말 모임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카고 지역의 라디오들에는 하와이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가족들에 대한 청취자들의 성탄절 인사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그러나 가구 세일즈업에 종사하는 토머스 맥켄지씨는 "우리 시카고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기대하는 즐거운 성탄절이 될 수도 있었는데 라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의 비리 소식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시카고의 성탄절 분위기를 망쳤다. 블라고예비치는 크리스마스를 훔친 심술궂은 그린치"라며 주지사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시카고 =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 남동부 조지아주는 경제위기의 여파로 지역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과거와 같은 풍성한 연말 분위기는 실감할 수 없는 편이다.

세계 3대 타이어회사인 `쿠퍼타이어'(Cooper Tire)가 조지아 올버니에 있는 타이어 제조공장을 전격 폐쇄한다고 17일 발표해 정규직 등 모두 2천10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5억달러의 경제효과도 줄어 들게 됐으며 지역내 10대 주택건설업체인 `케이 비 홈'(KB Home)은 올해를 끝으로 조지아에서는 더는 건설 쪽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지역내 업계 서열 17위의 `초이스 홈'(Choice Home Inc.)과 버지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콤스톡'(Comstock)도 조지아 철수를 추진하는 등 대기업들의 철수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조지아의 실업률도 11월 7.5%를 기록해 25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위기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주요 상점들은 각종 세일광고를 하며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 만회를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예년과 같은 연말 대목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애틀랜타 북부 외곽도시인 알파레타 인근에 있는 노스 포인트 몰의 경우 23일(현지시간) 가족 및 친지들의 선물을 사려는 주부들과 방학을 맞아 놀러나온 학생들로 북적대고 있었지만 상인들은 작년에 비해 매출이 신통찮다는 반응이다.

애틀랜타에 거주중인 한인들은 경제난속에서도 나름대로 조촐하게 송년회를 개최하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경서, 강원, 충청, 호남, 제주 향우회 등 6개 향우회는 지난 21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 15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송년회를 갖고 불경기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서로 위로하며 송년을 자축했다.

또 마리에타에 위치한 임마누엘감리교회(담임 신용철목사)가 지난 20일 히스패닉계 일용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푸짐한 아침 식사와 의류 등 성탄절 선물을 전달하는 등 한인교회들은 어려운 사정속에서도 훈훈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애틀랜타 =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 "위기는 위기일 뿐, 성탄과 연말연시 연휴의 즐거움을 해치지 말라."

브라질 국민은 성탄과 연말연시 연휴 시즌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들뜬 분위기 속에 보낸다. 세계경제 위기라는 엄청난 태풍이 지나가고 있지만 올해 역시 풍성한 모습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넉넉함이 느껴질 정도다.

브라질 정부와 경제기관, 금융권이 일제히 위기 경고음을 발령하고 자동차, 철강, 의류 등 주요 산업에서 대량해고 사태가 우려되고 있으며, 각종 지표는 내년 경제 상황 악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성탄일로부터 시작되는 연휴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더 관심이다.

브라질의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 시는 이달 초부터 일찌감치 도시 전체가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졌다.

상파울루 시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를 비롯한 주요 도로의 가로등은 아기자기한 조명등으로 교체됐으며, 공원과 대형 건물 역시 갖가지 조명이 밤을 밝히고 있다.

'상파울루의 샹젤리제'로 불리는 2.5㎞ 남짓한 오스카르 프레이레 거리는 아치형 조명장식과 한껏 멋스럽게 꾸민 명품매장의 진열장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오스카르 프레이레는 세계에서 6번째로 값비싼 명품거리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 시 교통당국은 성탄일부터 이어지는 연휴를 이용해 대서양 해변 등을 찾아 빠져나가는 차량이 2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23일 TV와 라디오로 발표한 성탄 메시지를 통해 "소비가 줄면 생산이 감소하고 고용이 위협받게 된다"면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의 하나로 브라질 국민에게 소비 확대를 주문했지만 올해 성탄 및 연말연시 경기가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여파가 브라질을 비켜가지는 않고 있다. 위기감이 실물경제로 이어져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제품의 판매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상품 시장에는 경제위기가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중저가 상품 시장을 찾는 중ㆍ고소득층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인상가도 상당수 입주하고 있는 '브라스'와 '빈테 싱코 데 마르소' 등 상파울루 시내의 중저가 상품 시장의 올해 연말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파울루 =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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