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충격과 공포의 2009년

2009년 1월 설날. 일요일이 걸린 것은 아쉽지만 토요일까지 합하면 4일을 쉰다. 좋은 건 여기까지다. 2월, 토요일·일요일을 제외하고 쉬는 날이 없다. 삼일절이 있는 3월. 그런데 1일은 일요일이다. 당연히 공휴일은 없다. 4월, 식목일은 이제 쉬는 날이 아니다. 역시 공휴일은 없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화요일이다. 그러나 석가탄신일(2일)은 토요일이다.
12월 초부터 '충격과 공포의 2009년'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도는 동영상의 내용이다. 매년 달력이 나오는 시즌을 전후로 단골로 나오는 UCC다. 2008년에는 삼일절이 토요일이었고, 추석 연휴가 9월 13일(토), 14일(일), 15일(월)이었다는 것이 불만의 대상이었다. 2008년부터 제헌절 공휴일이 없어져, '검은색(평일) 일색의 7월'이 다시 규탄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2008년은 차라리 파라다이스다.
충격과 공포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6월 6일 현충일. 토요일이다. 6월 공휴일도 없다. 동영상 제작자는 "그러나 2009년의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단언한다. '사라진 제헌절'을 다시 강도 높게 규탄한다. 7월도 없다. 8월 광복절 15일은 토요일이다. 달력의 검은 글씨 부분엔 다른 색깔이 끼어들 틈이 없다. 9월도 여전히 검은 날짜의 행진이다. 10월엔 그래도 추석이 있고 개천절도 있다. 추석 연휴는 2일(금), 3일(토), 4일(일)이다. 추석 귀성·귀경 지옥행렬은 이미 예고됐다. 게다가 개천절(3일)까지 잡아먹었다. 지난 추석 연휴 당시 누리꾼 사이에는 가장 최악의 추석 연휴가 돌아오는 연도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다. 그 해는 바로 2036년이다. 3일(금-추석인 동시에 개천절이다), 4일(토), 5일(일)이다. 멀리 갈 것까지 없이 2009년에 저런 '비극'이 발생하리라고 예측할 수 없었단 말인가!
각설하고 다시 2009년으로 돌아가자. 11월 당연 아무런 휴일이 없다. 12월엔 크리스마스가 금요일인데, 주5일 근무자에겐 금·토·일을 그나마 쉴 수 있는 게 작은 낙일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불행 끝 행복 시작'이었으면 좋으련만, 충격과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2010년 설날 연휴는 13일(토), 14일(일), 15일(월)이다. 현충일·광복절·개천절은 모두 일요일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2008년의 공휴일은 모두 11일이다. 그러나 2009년의 공휴일은 6일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이 내놓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 누리꾼의 큰 관심을 끌었다. 법안의 내용은 공휴일이 일요일 등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공휴일 다음 날 하루를 대신 쉬게 하자는 것이다. 누리꾼은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당이 왠일?"이라면서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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