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짧지만 강렬했던 '그들 사이 소통'

박미애 2008. 12.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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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송혜교 현빈 주연의 화제작 '그들이 사는 세상'(극본 노희경, 연출 표민수)이 16일 밤 16회로 끝이 났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드라마 속 이야기를 통해 결국 드라마 밖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드라마였다.

사실 드라마 같은 인생은 브라운관 사각틀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모두가 드라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바로 그 점을 시청자들에 이야기하고자 했다.

드라마 속에 세상 다양한 인간군상을 축소시켜놓고 연출, 조연출, 작가, 촬영감독, 조명감독, 배우 등 나름대로 다양한 직업군을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현실 속 인생을 들여다보게 한 작품이었다.

현실에선 지오(현빈 분)와 준영(송혜교 분)처럼 일하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관계가 있을 수 있고 그 관계가 다시 깨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수도 없이 반복될 수도 있다. 관계라는 것이 무 자르 듯 단칼에 잘라내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다소 짜증스러울지라도 지루한 관계맺기를 반복한다.

통속적인 드라마라면 선‧후배 사이였던 극중 주인공 준영(송혜교)과 지오(현빈)가 동료와 연인 사이 애매한 감정 속에서 열심히 줄다리기를 하다가 그 사랑이 극적으로 결실을 맺으며 보다 확실한 해피엔드로 매듭을 지었을 게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게 되는 '리얼리티'가 존재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 저조한 시청률에도 호평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리얼리티는 비단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금껏 많은 드라마들이 전문직드라마임을 표방하며 전파를 탔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만큼 '제대로' 드라마 제작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 드라마는 없었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면 이것 역시 '그들이 사는 세상'이 거둔 수확이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은 아쉽게도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들여다 본 사람들은 이 드라마의 마니아가 됐지만 '그들 사이 소통'에 함께하지 못한 시청자가 더 많았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동안의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현실감으로 호평을 얻었지만 때문에 상대적으로 극적인 전개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시청률면에서는 고전해야했다. 이는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인 이야기에 욕은 하면서도 외면하게 되진 않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드라마 제작부 사람들의 이야기에 일반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그들이 사는 세상'을 힘들게 한 요인이 됐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관계자용 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소소한 재미는 줬지만 보다 더 큰 스케일의 쾌감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성적을 남긴 것도 사실이지만 현실감을 잃지 않으면서 전문직드라마의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점에선 의미를 남겼다.

▲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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